20년 넘게 혹은 가까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면서 한국의 남자들은 자유를 만끽하죠.
10대때 학교에 묶여 불만을 터뜨리며 자유를 달라고 하지만
거주이전, 통신, 행동에 대해서는 자유가 부여되지요.
하지만 짧게는 2년에서 2년 3개월까지 하는 군대는 어떨까요?
쉽게 말해 모든 자유가 박탈되는 곳입니다. 오로지 자유없는 책임만이 존재 하는곳 그곳이 군대 입니다.
학교 다닐때 두발 자유화 어쩌며 기르지 못하게 하는 머리를 기르려 발악합니다. 염색도 몰래 하기도 하고. 교복도 예뻐보이기 위해 줄이기도 합니다.
군대서 하면 욕먹고, 휴가 짤리고, 재수없으면 군기 교육대혹은 영창에 갑니다. 군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다는 말과 함께.
경계근무는 자유가 아닙니다. 부대 안의 사람들이 편히 잘 수 있도록,
부대밖의 민간인들이 술마시고, 연인을 만나고, 공부를 하고, 잠을 자고, 혹은 일을 하는 것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하는 오로지 책임뿐인 중노동입니다.
경계 선다고 추가적인 봉급(군인은 국가의 대한 봉사로 급여를 받기에 봉급이라 합니다.)없습니다. 경계를 섰다고 그만큼의 시간을 더 잘 수도 없습니다. 경계를 섰다고 칭찬 한마디 없습니다.
그럼에도 혹시나 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군인들은 밤에 잠도 못자고 경계를 섭니다.
여름에는 모기떼에 수없이 공격을 받으면서, 겨울에는 추위에 벌벌 떨면서.
훈련이요? 부대마다 틀리지요. 쉬운 곳도 있고, 특수부대 혹은 최전방 부대처럼 빡센곳도 있고요.
하지만 훈련이란 거 훈련을 받는 당사자들에게는 정말 피곤합니다.
간부는 윗대가리에게 잘 훈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병사들은 간부혹은 고참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빨빨대야 합니다. 몸보다 정신적으로 더 피곤한게 훈련입니다.
일과.
일과는 병과에 따라 보직에 따라 다릅니다. 공병으로 근무, 중장비를 몰았습니다.
덕분에 작업하나는 편했습니다. 왜냐하면 끝이 있는 작업을 했으니까요. 군대의 대부분의 작업은 끝이 안보이는 작업들이 대부분입니다.
보병이나, 기타 병과들 삽들고 죽어라 삽질하고 흙 60트럭에 담아서 그거 다시 삽질로 퍼 내릴때
저는 라디오 들으면서 덤프에 흙실어주기만 했죠. 아니면 덤프에서 내린 흙 굴삭기로 나라시(평탄화)작업 하면서 삽질하는 사람들 가엾게 쳐다보기도 했죠.
작업하는 병력들이 저를 부러워 하곤 했죠. 손만 까딱까딱 움직이며 일 하니까.
하지만 모든 부대는 다 사람이 부족하고, 특히 중장비 운행인력은 정말 부족하죠. 일 끝나고 복귀하자마자 다시 일하러 튀어 나간 적도 많았고, 매일매일 간부들이 감독하는 곳에서 일하느라 스트레스도 엄청났습니다.
부대가 주요부대라 특히 조경작업이 많았죠.
혹여나 간부가 일 못한다고해서 대신 고참이 불려나오거나 하면 그날은 복귀해서 욕 먹을 각오도 해야만 하구요. 일 없으면 중장비 정비해야 하고,
혹여나 장비 퍼지거나 사고가 나면 부대에 난리 납니다. 재수 없으면 외박,혹은 휴가가 짤리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군에 있는 장비들 대부분은 10년이 더 지난것들입니다. 고장과 위험을 달고 운행하는 거죠.
이것은 공병 중장비 운전병에 한한 거지만, 행정병, px병, 취사병, cp병(당번병), 운정병, 정비병(제가 군생활 하며 만난 보직만 적겠습니다.) 모두 일과로 인한 스트레스는 말도 못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풀 수단도 없다는게 문제죠. 저는 담배로 풀었고, 지금은 말도 못할 골초입니다.
국군의 주적을 아십니까? 모든이들이 신병 훈련소에 들어가면 배웁니다.
그렇다면 병사의 주적을 아십니까? 예비군, 혹은 현역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간부입니다.
휴가나 외박 나와서 민간인들과 여자들에게 군바리 소리듣고, 친구들에게 군인 티내냐는 소리보다 더 짜증나는게 간부의 참견과 잔소리 입니다.
일병, 이병에게는 뭘 아냐며, 일 못한다며 무시하기 일쑤이며
상병, 병장에게는 애들 사랑으로 감싸라, 짬 어디로 먹었냐? 니가 고참이면 다냐? 등등
말로는 너희들의 무사제대가 자신의 최대 임무라 하지만 병사들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닙니다.
병사들.
술도 마시고 싶고, 열받으면 싸우고 때려 부수고 싶고, 말도 안되는 소리에 부당하다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고, 사진찍고 싶고, 내가 있는 곳을 알려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데이트 하고 싶기도 하고, 가끔 싸이도 하고 싶고, 쉬고 싶을땐 쉬고 싶습니다.
군인도 인간입니다.
하지만 국가에 소속된 이로써 모든 것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고, 휴가제한, 영창, 전쟁등을 두려워 하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전역 3개월 된 육군병장 예비역 1년차.
가끔 기차역 주변을 지나다 군복입은 이들을 보면 가엽습니다. 모자에 붙어있는 짝대기에 상관 업이 그들이 불쌍합니다.
내가 겪었으니까. 보직이 어떻든 군대란 곳은 있는 것만으로도 짜증나고 힘든 곳이니까.
우리의 군바리(애칭이라 생각해 주세요)들 죄없이 고생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죄라면 돈없고, 빽없고, 하자 없고, 대한민국서 태어났단 것. 그것 뿐입니다. 그리고 병사라는 것.
프리허그처럼 군바리를 안아주지 못하더라도, 손잡고 수고한다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더라도
대견하다거나 사랑스럽게 바라보지 못할지라도 좋습니다.
다만 안좋게 "군바리야?" 라고만 느끼지 말아주세요. 서럽습니다.
군대얘기만 한다고 뭐라 하지 말아주세요. 다른 할 얘기가 없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이병때는 꼬맹이가 되어 병장때 노인네가 되는 곳. 시간이 죽어라 안가는 곳.
윗사람 기분에 맞춰 돌아가는 곳. 그곳이 군대입니다.
그곳에서 고생하는 군바리들이 있습니다.
ps: 혹 이글을 볼 군발 혹은 입대 예정자들에게
아무리 열받아도 고참한테 개기지 마세요. 기본적으로 간부에게 채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고참한테 개기면 나중에 후임들이 똑같이 따라합니다.
후임들에게 못한 것도 있지만 저도 고참에게 개긴 전력이 있어 후임들에게 그대로 당했거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