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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거짓말!!!

서원 |2007.02.28 18:41
조회 29,297 |추천 256


구찌 지우개 한화로 약14만원

에르메스 가죽연필 한화 약 7만 5천원...

 

... 과거 본인 초딍학교 재학시절.

분홍색의 "쩜보" 지우개는 지우개 따먹기 라는

단순하지만 아슬아슬한 놀이의 제왕이었다.

그리고 가끔은 따먹은 지우개 중 가장 말랑한 녀석을 일부러 지워서

그 "지우개똥"으로 사람이라던가 의자라든가를 만드는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수학능력 시험치던 당시

뒤에 앉은 학생이 지우개가 없다고 해서

나는, 새로샀었던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조차 사치였다)

심플한 모닝구로리 지우개의 포장을 벗기고

새지우개를 칼로 반으로 잘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 두부처럼 하얗던 새 지우개의 단면에

칼날에 묻은 연필심으로 형의상학적 무늬가 나타났다.

그랬다.

본인은 연필을 깎을때의 그 순간적인 집중을 좋아했고

잘 깎여진 연필에 의해 이상하게 텐션이 상승하는 듯 하였으며

특별히 빠른손 재생노트나 출판사를 잊어버린 그 문제지에

연필로 쓰여지는 사각사각한 느낌을 즐겼다.

제또샤프가 필통의 주인이 되면서는 연필은 닳는 속도가 줄었으나

꼭 한자루 쯤은 사랑방에 재워놓았다.

그리고 대입 시험을 치던날은 모두 연필로 풀겠다며

새 연필을 다섯자루쯤 깎아놓았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글씨의 교정과 바른 필기습관을 위해서도

샤프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것 같다.

연필을 한자루씩 끼울수 있는 중간 받침이 있는

이중의 필통이 인기였고

새학기가 되면 여자아이들은 핑크색 공주가 그려진 연필깎이를

남자아이들은 로봇이그려졌거나 혹은 은색 열차 모양의 연필깎이를

하나씩 장만하고 싶어했다.

그때는 칼을 다루기 어린나이었기에

본인도 숙제가 끝나면 연필깎이로 내일 쓸 연필을 모두 깎았는데

가끔은 모친이 손수 칼로 쓰기 아까울 만큼 연필답게(?) 예술적으로

깎아주시기도 하셨고  

그런날은 어서 칼을 만질수 있는 나이가 되어

나도 어여 깎고싶다는 열망이 생기기도 했다. 

 

지금처럼 볼펜의 종류가 많지 않았던 그때

불어로 "나의 친구" 라는뜻의 mon-ami  볼펜은

진실로 연필의 친구였다.

다쓴 나의친구 볼펜의 중간부분을 칼로 열심히 끊어내고

연필의 뒷부분을 약간씩 손보면

몽당연필은 금새 인조연필28호가 되어 필통안에서 제일 큰 키를

과시한다.

 

얼마전 강원에 갈 준비를 하기위해 문구점에 들러

필기도구를 고르는데 한시간 정도를 투자했었다.

제또샤프와 연필을 몇 번씩 번갈아가며 놓았다 잡았다 했고

결국 연필을 깎는 시간이 사치라는 결논에 도달 샤프를 선택했지만

연필의 질감이 아쉬워 심의 굵기를 0.9로 골랐다.

지우개를 안써본지 얼마나 됬을까...

집에서는 지우개를 본 기억이 없어

샤프형으로 돌려쓰는것을 하나 선택.

모두 약 2,000원에 구입하고 돌아와 뿌듯한 마음에 견출지에

법명을 써서 붙이고 그 위에 또 투명 테잎을 붙여 필통에 넣었다.

 

명품 외제 문구류를 사서 쓰는 초등학생들 이라..

말문이 막히는 일이다.

그걸 써서 공부하면 엄청난 나라의 일꾼이라도 된단말인가...

 

지옥은 따로없다.

무개념으로 어울리지 않는짓을 하면서 막 살게되는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지옥의 문으로 발을 들여놓는것이다.

땀흘려 돈을 벌어본 사람이

아이를 위해 그런것을 해 줄리는 절대 없지 않겠는가.

"사치"를 맛보아 작은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아이로 커간다면

그것이 진정 "사랑" 이겠는가..

 

생각해볼 일이다.

 

추천수256
반대수0
베플장승훈|2007.03.01 09:29
제가 베플이 된다면 저 지우개를 사서 시식하는 동영상을 올리겠습니다~
베플이사라|2007.03.01 15:28
장승훈씨는 지금 조각칼로 잠자리 지우개에 구찌 무늬를 새겨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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