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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수술 그 공포에 대하여

권병렬 |2007.03.15 00:05
조회 48,450 |추천 392

저 했습니다

치질수술

며칠동안 아주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아픈 것도 억울한데 더 억울한게 있어서

쪽팔린 걸 무릅쓰고 얘기해 봅니다

 

치질 수술했다니깐 친구들이 놀리면서

더러운 넘~ 이럽니다

 

그런데요

그거 오해입니다

 

치질

그거 절대 더러운 사람만 걸리는 병 아닙니다

 

저처럼 의자에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나

유전적으로 항문이 약한 사람은 걸리는 겁니다

 

그냥 보통 질병과 똑같이 봐주세요

부탁입니다 

 

 

여러분도 언젠가는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걸려볼만한 병은 아닙니다

 

척추에 주사바늘 찔러서 하반신을 마취하기 때문에 수술하는 동안은 아픈거 모릅니다

수술 후 대략 3-4시간 지나면 마취가 슬슬 풀리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가 죽음입니다

 

숨이 가빠오고 똥꼬에 불 붙은 거처럼 화끈거리고 쓰리기 시작하는데

진통제 맞아봐야 별 효과도 없습니다 

 

그 날 하루는 죽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재수없게도 척추 마취가 덜 풀려서 하룻동안 소변을 못보기까지 했는데

척추신경과 요도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렇다더군여

 

결국 요도에 가느다란 호스를 꼽고 소변을 빼내야 했는데

그걸 제 또래의 젊은 여간호사가 했습니다

 

정말 쪽팔려서 오줌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안한다고 했는데

방광 터지고 싶냐면서 협박을 하길래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새벽 3시에 아무도 없는 어두침침한 빈 병실로 저를 끌고 가더니

맨손으로 그걸 하더군요

 

아무리 그게 직업인 간호사라지만 정말 쪽팔려서 전 죽고 싶었습니다

그 수치는 죽을 때까지 결코 잊을 수 없을겁니다

 

3일 후면 퇴원을 하는데

진짜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변을 볼 때 또 한번 죽습니다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그 천상의 아픔 

 

변을 보는 동안 숨이 가빠오고 식은 땀이 줄줄 나오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하는데

주위에 무슨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저는 욕실에 걸려있는 수건을 막 쥐어 뜯었습니다

 

중간에 끊고 어디로 도망칠 수도 없으니

정말 미치는 상황이죠

 

차라리 기절이라도 해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자들이 애 낳을 때

왜 옆에 사람 머리끄댕이를 잡아 뜯는지 이해가 가더군여

 

 

아무튼 님들

치질은 절대 더러운 사람만 걸리는 거 아니라는 걸 알아두시고요

정말 무서운 병이라는 것도 알아두시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왠만하면 절대 걸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일주일 지났더니 이제 좀 살만해서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근데 의자에 못앉고 방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키보드 치고 있네요 ㅡㅅㅡ;

 

좋은 밤 되세요

 

 

추천수392
반대수0
베플문준식|2007.03.15 16:42
순간 에이즈보다 치질이 더 무섭다고 느껴졌다.
베플조윤지|2007.03.15 15:33
긴장된다. 내도 해야하는데 ...
베플김원용|2007.03.15 20:25
묘사가 쩐다 마치 내가 겪고있는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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