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했습니다
치질수술
며칠동안 아주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아픈 것도 억울한데 더 억울한게 있어서
쪽팔린 걸 무릅쓰고 얘기해 봅니다
치질 수술했다니깐 친구들이 놀리면서
더러운 넘~ 이럽니다
그런데요
그거 오해입니다
치질
그거 절대 더러운 사람만 걸리는 병 아닙니다
저처럼 의자에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나
유전적으로 항문이 약한 사람은 걸리는 겁니다
그냥 보통 질병과 똑같이 봐주세요
부탁입니다
쩝
여러분도 언젠가는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걸려볼만한 병은 아닙니다
척추에 주사바늘 찔러서 하반신을 마취하기 때문에 수술하는 동안은 아픈거 모릅니다
수술 후 대략 3-4시간 지나면 마취가 슬슬 풀리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가 죽음입니다
숨이 가빠오고 똥꼬에 불 붙은 거처럼 화끈거리고 쓰리기 시작하는데
진통제 맞아봐야 별 효과도 없습니다
그 날 하루는 죽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재수없게도 척추 마취가 덜 풀려서 하룻동안 소변을 못보기까지 했는데
척추신경과 요도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렇다더군여
결국 요도에 가느다란 호스를 꼽고 소변을 빼내야 했는데
그걸 제 또래의 젊은 여간호사가 했습니다
정말 쪽팔려서 오줌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안한다고 했는데
방광 터지고 싶냐면서 협박을 하길래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새벽 3시에 아무도 없는 어두침침한 빈 병실로 저를 끌고 가더니
맨손으로 그걸 하더군요
아무리 그게 직업인 간호사라지만 정말 쪽팔려서 전 죽고 싶었습니다
그 수치는 죽을 때까지 결코 잊을 수 없을겁니다
3일 후면 퇴원을 하는데
진짜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변을 볼 때 또 한번 죽습니다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그 천상의 아픔
변을 보는 동안 숨이 가빠오고 식은 땀이 줄줄 나오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하는데
주위에 무슨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저는 욕실에 걸려있는 수건을 막 쥐어 뜯었습니다
중간에 끊고 어디로 도망칠 수도 없으니
정말 미치는 상황이죠
차라리 기절이라도 해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자들이 애 낳을 때
왜 옆에 사람 머리끄댕이를 잡아 뜯는지 이해가 가더군여
아무튼 님들
치질은 절대 더러운 사람만 걸리는 거 아니라는 걸 알아두시고요
정말 무서운 병이라는 것도 알아두시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왠만하면 절대 걸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쩝
일주일 지났더니 이제 좀 살만해서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근데 의자에 못앉고 방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키보드 치고 있네요 ㅡㅅㅡ;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