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전문가 보호·육성해야
세계화 시대’ 뛰어난 협상가 절실
협상팀 실증분석 노하우 계승필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4개월의 협상과정을 끝내고 타결되었다. 이번 협상 타결로 GDP 14조 달러 규모의 세계 3위 경제권이 탄생하게 됐다. 이러한 양국 간 협상을 게임이론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게임의 구성요소로는 게임의 경기자, 규칙, 결과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게임의 경기자는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이므로 양국 정부당국이 되며, 게임 규칙은 양국이 자신들의 협상력을 가지고 효과적인 협상전략을 취할 것인지를, 결과는 협상 타결에 따른 양국의 이해득실로 나타난다.
지난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타결된 후 세간의 관심은 협상의 규칙과 결과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먼저 협상 반대론자들은 협상규칙이 불공정한 게임이므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국회비준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할 태세다. 대부분 경기에는 수많은 관계 당사자들이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사람은 선수들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도 총 8차에 걸친 협상에서 양국의 협상팀은 평균 100여명이 참가하여 분과별 협상을 현장에서 진행했다. 협상 결과의 공과를 떠나 이들의 역할과 노고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 세계는 WTO 체제하에서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한경쟁을 하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전장에서 국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전문성을 지닌 뛰어난 협상가라고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우수한 협상전문가를 육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떤 통상협상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협상담당자들을 문책한다든지 책임추궁을 한다는 발상은 곤란하다. 책임은 실제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코칭스태프, 경기관계자, 심지어 관중들 모두에게 있다고 하겠다.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협상담당자들을 보호하고 대우하는 모습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우리는 앞으로 수많은 통상협상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해야 하므로, 통상 담당자들을 대접하고 격려하고 칭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통상협상을 마무리한 협상 담당자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협상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행정조직에서는 하나의 정책을 수행하면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그 내용이 너무 딱딱하고 양식적인 형태로 되어 있어 담당자들이 협상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협상팀을 대상으로 협상 또는 경영 관련 연구자들이 실증분석 모델을 만들어 분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협상 노하우인 암묵적인 지식을 콘텐트화해 계승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지석 세명대 교수 국제통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