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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취적인 남자 편-

이혜림 |2007.04.07 15:31
조회 35 |추천 0


매년 있던 일이고, 익숙했던 일인데,

  올해는 좀 다릅니다. 마음이 몹시 어수선하네요.

  몇 년 전부터인가, 한 5년 전부터인가

  고등학교 동창 녀석들과 함께 새해를 맞는 게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그 때만 해도 다들 여자 친구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지지리 궁상떨면서 새해를 맞는 것보다

  우리끼리 모여서 건설적인 새해를 맞이하자는 게 취지였습니다.

 

  어느 해는 맥주를 마시며 함께 카운트 다운을 했고,

  어느 해는 해돋이를 보러 동해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새해를 맞기도 했습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한 명씩 여자친구와 함께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젠 저를 제외한 다섯 명 모두 커플로 참석을 합니다.

 

  올해도 열 한명이서 카운트다운을 하며

  한강에서 폭죽도 터뜨리고,

  새해 이루고 싶은 소망들도 나누고,

  배 모양의 카페에서 새해 첫 커피도 마셨습니다.

 

  카페 안에는 온통 커플들뿐이더군요.

  그 중엔 강아지까지 데리고 온 커플도 있었습니다.

  여럿이 온 사람들도 우리처럼 홀수로 있는 사람은 없더군요.

 

  "올해엔 여자 친구 꼭 생길 거에요"

 

  덕담이라고 해 주는 이 말이 제겐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습니다.

  평균치보다 작은 키, 어눌한 말주변, 센스없는 패션 감각....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 친구가 꼭 생기길 바란다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순간, 올해부턴 달라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진취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지만 말고,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일도 사랑도 모두...

 

  지금은 결혼정보회사에 상담을 받으러 와 있습니다.

  문 앞에서 들어올까 말까하고 망설이고 있는 여자 둘이 보이네요.

  저 두 여자 분도 저와 같은 새해 결심을 한 것이겠죠.

  제가 다가가서 현관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둘 중 한 여자 분이 제 인연일지도 모르잖아요.

  올해 마지막 날엔, 저도 애인과 당당하게 모임에 나갈 겁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라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사랑도 쟁취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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