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작년에 카톨릭신문에 게재된 적 있는 글 인데 배아실험과 낙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널리 알리고자 이곳에 다시 올렸습니다. 글의 형식은 임신14주된 태아가 생명과 낙태에 대하여 자신의 관점에서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가상형식입니다]
- 임신 14주 된 태아의 가상 일기
"최근에 두가지 슬픈 일이 생겼다. 첫번째는 황우석 아저씨를 좋아하는 독지가 3명이 연구비 지원금으로 600억원을 기부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600억원을 기부하는 이유는 "황박사가 반성하고 있는 만큼 연구를 계속해 우리나라와 세계에 기여해야 한다" 는 것이란다.
기가 막힌다. 사람죽이는 일에 600억이나 기부하다니...
그렇게 많은 내 친구들을 실험실에서 죽였으면 됐지...
나는 불과 한달전만 해도 배아였다.
배아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600억원을 기부한 그 분들도 모두 배아가 성장해 세상빛을 보게된 것이다. 성경책을 보기 위해 초를 훔치는 것이 말이되는가.
마찬가지로 불치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멀쩡한(그냥놔두면 인간이 될) 배아를 죽이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다. 사람들에게는 내 목소리가 별로 중요하게 들리지 않을 지 모르지만, 나로선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또 하나 슬픈 일은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세계 최저라는 것이다. 그래서 신문마다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마디로 웃긴다. 배아를 수없이 죽이는 나라에서 출산율을 걱정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사람으로 태어날 배아는 많이 죽여도 좋다고 좋다고 하면서, 엉뚱하게도 태어나는 사람이 적다고 걱정이다.
낮은 출산율을 자꾸 '경제적 문제'로 바라보는 것도 기분 나쁘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노인부양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식이다. 제발 부탁이다. 나는 돈이 아니다. 돈을 밝히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돈으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나는 생명이다.
임신 14주째. 지금까지는 마음으로 엄마목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청각이 형성돼 귀로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갈비뼈도 생겨났다. 팔.다리에 관절도 생겼다. 세상에 나가면 이 튼튼한 팔로 생명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들, 그리고 생명을 돈으로만 보는 사람들을 한 대씩 때려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