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가는길 문득 버스 안에서
당신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당신 얼굴 당신 눈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턱선 당신의 손가락도 눈을 감고 그려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헤어스타일이 어떠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질 않았습니다.
벌써 당신 모습의 일부를 잊어버린걸까요?
내 기억은 그렇게 당신을 조금씩 잃어가는 걸까요?
그렇게 절규했던 날도
그렇게 힘들어했던 날들도
책을 보아도 신문을 보아도 모니터를 보아도
당신 모습이 보이곤 했던 날들도 이제는 지나가 버렸습니다...
나는 더이상 당신때문에 절규하지도 않고
그렇게 힘들어하지도 않고
책은 책으로
신문은 신문으로
모니터는 모니터로 보입니다.
한때는 당신 생각만해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물부터 흐르더니
이제는...
이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때처럼 꺽꺽 울음을 삼키지도 않고
그때처럼 운동이나 일로 미친듯 나를 혹사시키지도 않고
그때처럼 술이나 담배로 나를 자해하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이제는 당신을 생각하면
그냥 조금 많이 쓸쓸해질뿐입니다.
그런대로 견딜만합니다...
당신이 이런 나를 보신다면 조금 서운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당신은 어쩜 이제 나의 얼굴도 나의 눈도 기억해 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서운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내가 이렇게 지금도 당신을 기억할수 있도록
그리고 자연처럼 서서히 당신을 잊어갈수 있도록
그렇게 한때 당신이 내 곁에 계셔 주었다는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합니다.
...
나는 당신께 무척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