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요
잘 지낸다고 얼핏 친구 통해 듣긴 했는데
그때 준비하던 시험은 붙었는지 어쨌는지
그리구
내가 백일날 준 우리 사진은
어떻게 처분되었는지
내가 사준 신발은 아예 버렸는지 아니면 신는지
내가 보낸 편지들은 아직도 서랍 속에 보관하고 있는지
발렌타인데이 날 초코렛 담았던 유리병은 잘 있는지
내 목소리가 담긴 Tape는 혹시라도 한번쯤 듣는지
우리 이름을 나란히 글자로 오려붙인
종이액자는 벽에 걸려있는지
내가 사준 폴라 T는 옷장 속에 조용히 들어가 있는지
내 공중전화 카드로 이제는 누구한테 전화를 거는지
내가 코팅해서 보낸 메모는 일찌감치 버리지 않았는지
내가 사준 장미 한송이는 드라이 플라워로 아직까지 있는지
내가 번역해서 뽑아준 report 학점은 어떻게 나왔는지
내가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걸 먼 발치서 한번이라도 보았는지
마지막으로 진짜 묻고 싶은 건
심심하고 할 일 없을 때
내가 한번은 생각나는지
-김수현님의 시집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