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공속 작은 지구 {에코스피어}
이 어항의 모습은 기존의 어항과는 뭔가 다른 모습이다.
어떤 점이 다를까?
벌써 눈치챈 분들도 있겠지만
이 어항의 특징은 완전밀폐어항이라는 사실이다.
외부와의 공기유입이 전혀 없는 완전밀폐의 어항.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에코스피어(e
cosphere)
{ecosphere}
말그대로 생존권, 생물권, 생태권을 뜻하는 단어.
이 유리공 자체가 하나의 생태계이며 작은 지구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작은 규모의 에코스피어를 만들어
우주식민지의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한 바 있는데,
바로 이것이 생태 환경 메카니즘을 학습하는 상품으로 개발된 바 있다.
애리조나주의 대니얼 하모니, 미첼 하모니 부부가
둥근 유리공 안에 하나의 작은 우주를 만들어 넣고
상품명을 ‘에코스피어’라고 붙여서 판매한 것이다.
어항의 생태시스템(Ecosystem)은 이렇다.
먼저 둥근 유리공 안의 3분의 2 정도를 바닷물과 약간의 자갈, 모래로 적당히 채워 넣고
거기에다 아주 작은 새우 몇 마리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녹색 바닷말도 넣는다.
그 다음 유리공의 구멍을 녹여서 밀봉하는 것이다.
유리공 에코스피어는 완전히 밀봉되어 있기 때문에
새우들에게 먹이를 줄 수도 없고, 물이 더러워져도 갈아 줄 수 없다.
모든 것이 그 안에서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밤과 낮은 일정한 주기로 찾아오도록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유리공이 외부에서 공급받는 단 한 가지가 바로 햇빛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환경교육센터 사무실에 있던 유리공 에코스피어 수십 개가 죄다 죽어버린 적이 있었다.
새우와 바닷말이 다 죽어서 썩어버렸던 것이다.
원인을 살펴 본 결과, 환경교육센터의 업무가 폭주해서 매일같이 야근을 하다보니
하루에 20시간 이상은 항상 불이 켜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낮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그 결과 햇빛이 과잉 공급되어 바닷말들이 이상 증식을 했고,
결국은 이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는데 필요한 이산화탄소도 부족해지고
또 새우들도 산소부족으로 질식하여 결국은 다 죽어버렸던 것이다.
즉 식물 플랑크톤이 이상 증식하는 부영양화(富營養化) 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매년 여름에 양식장에 큰 피해를 입히는 바다의 적조현상도 이 같은 원리로 일어나는 일이다.
반면에 에코스피어가 잘 유지된 경우 새우들이 새끼를 낳아 자체 번식이 이루어졌다.
이런 경우는 유리공을 만든 하모니 부부조차도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처음에 넣었던 수보다 더 불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