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하이커 & 노숙자
현우
벌써 몇 시간째 이 마을에서 히치하이크를 하고 있다. 우리는 히치하이크하여 록키산맥을 넘기로 하였다. 자전거는 무지 힘들겠다. 시간이 없다. 두 가지가 히치하이크를 결정한 이유다. 목적지 없는 히치하이크 여행에는 실패라는 것이 없는 법이다. 오늘 성공하지 못한다면 지금 있는 이곳이 오늘의 목적지가 되는 것이다. 오늘은 이 조그만 시골 마을이 우리의 목적지가 되어 버렸다.
정우
이 여지까지 들어 본 적도 없는 조그마한 도시었다. 과연 잘 곳은 있을까? 근처 캠핑장이 어디 있냐고 물어 보았다. "저 쪽 산보고 가다가 나무가 나오면 우회전해서..." 뭐 이젠 익숙해 져서 별로 놀랍지도 않은 황당한 대답이다. 혹시나 싶어 무작정 걸어 다녀 보기로 했다.
교회 사무실에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창문을 두들겨 보았다. 한 50대 백인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셨다. 처음에는 날 약간 경계하시는 눈치였다. 최대한 공손하게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 주차장에 텐트치고 자도 되겠는지 여쭈어 보았다. 아주머니는 흔쾌히 승낙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교회 뒤편으로 가면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도 있다고 일러주셨다.
현우
정우가 발견한 곳은 음...꽤나 안락한 쓰레기 장이였다. 쓰다가 버린 가구, 책, 식기 등을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위해 모아 놓은 trift shop이었다. 우리는 침대 매트리스와 소파, 운동기구 등을 옮기고 지붕 밑에 텐트 칠 만한 장소를 만들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였다. 세면도구와 설거지거리를 들고 주유소 화장실로 걸어가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이 참 넓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우
또 계획하지 않은 길로 흘러들어 왔다. 지금 나의 모습을 보니 우습다. 남들이 다 자고 있을 시간. 생전 처음 와보는 동네 교회 쓰레기장에 텐트치고 버려진 소파를 끌고 와 앉아있다. 여행은 여행의 신이 가라고 하는 곳으로 가게 되고 마련해 놓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계획하지 않은 여행의 계획된 지금 우리의 모습. 비도 오고, 친구도 옆에 있고.
현우
기부 물건들. 공짜 물건들이 있는 곳에는 거지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혹시 총이나 칼을 들고 있지는 않을까? 위험한 동네는 아닐까? 비가 와 사람들이 덜 돌아다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혹시 우산을 찾으러 이곳으로 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낭패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 난 스스로를 아침까지 기절시켜야만 했다.
< 그 지 g a n g s t a z ! >
아침이 되자 밖에서 사람소리가 들린다. "어 저거 커플바이크 같은데 괜찮은 물건이 나왔네? 한 25달러? 자기는 어떻게 생각해?", "자기야 저 텐트도 쓸 만하지? 한 3, 4인용 되는 것 같은데? 저건 한 20달러?" 목소리가 크다. 에이 사람 자는데 시끄럽게. 안경을 찾아 쓰고 텐트 지퍼를 여니 밖에 서있던 커플이 화들짝 놀라더니 멋쩍은 웃음을 지며 후다닥 도망 가버린다.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정우가 실눈을 뜨고 날 쳐다보며 으~헤헤헤~ 웃는다. 오늘이 또 이렇게 시작되어져 버렸다.
정우
우리는 20불에 팔려버리기 전에 얼른 일어나기로 했다. 여행 도중에 기부 센터에서 모든 여행용품이 팔려 버렸다는 것도 좋은 추억 거리가 되겠지만 아직 그러기엔 이르다. 우리는 짐들을 다 챙기고 갈 준비를 다 하였다.
현우
몇 번 해보고 나니 어느새 우리에겐 히치하이크 양식이 정해졌다. 장소는 고속도로 입구의 주유소. 의식으로 주요소 슈퍼마켓에서 슬러시를 하나 뽑아 나누어 마시며 의지를 다지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불쌍한 얼굴과 힘들어 보이는 포즈로 서서 GOING EAST/ NEED A LIFT 란 글이 적혀있는 골판지를 들고 서있는 것이다. 하루 평균 이동거리 100km. 평균 2~3시간 정도에 한대씩 걸리는 것으로 계산을 하였다. 표준표차는 하루정도...
정우
집에서 멀리 갈수록 더 멀리 개척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 마치 1,2,3을 말 하고나면 4를 하고 싶은 심리랄까? 동쪽 세상 전체가 우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듯하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자전거로 여행 중인 학생입니다. 혹시 동쪽으로 가시는 길이라면 ride를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라는 질문에 수많은 반응들이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우리에게 ride를 주고 싶은 사람이지만 방향이 같지 않다는 대답을 한다. 세상에는 창의적인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까? 자기 자신을 이미 태워 주고 있느라 우릴 태워 줄 수 없다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2007년 6월 1일 부터 우리의 지난 1년 간의 아메리카 대륙 여행기를 연재하려 한다.
돈도 안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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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