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실장은 "흔히 연극배우를 배고픈 직업이라고 한는데, 요즘은 음악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CCM은 더욱 심각하다. 똑같이 음악 작업을 해도 CCM은 대중음악에 비해 헐값의 보상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CCM 활동을 하다 생활이 힘들어져 일반 회사에 취직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2년 정도 웹디자인 일을 했다. 하지만 CCM으로 돌아오게 되더라. 다른 사람들도 결국엔 음악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교회가 CCM을 좋아하지 않는다 민 실장은 CCM 시장이 위축된 배경에 교회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CMLOVE"의 인기곡 차트를 보면 1위~200위 사이에는 경배와 찬양이 점령하고 있다. 이따금 CCM도 눈에 띄지만 이런 경우 이미 인지도가 있는 유명 뮤지션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배와 찬양이 CCM 시장을 주도하면서 일반 CCM이 설 곳을 잃었다는 것이다.
▲ 민준 실장은 "CCM 새 앨범이 계속 나오는 게 신기하다. CCM 사역자들이 자비량선교사의 마음으로 자신의 돈을 헌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그는 "교회도 경배와 찬양을 하는 팀을 많이 초청한다. 일반 CCM보다 경배와 찬양을 더 적합한 기독교 음악으로 보는 것 같다. 음악의 가사에 집중하다보니 경배와 찬양이 교회에서 통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그는 "목사들도 문제도 있다. 그들이 문화적인 면에서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장르만 성경적이고, 나머지는 사탄적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그는 이 부분에서는 편협한 기독교 문화운동의 영향이 컸다고 주장했다. 민 실장은 "예전에 모 기독교 단체가 가요처럼 편곡된 CCM을 듣는 사람들에게 "사탄의 음악"이라며 듣지 못하게 했다. 그것이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교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음악의 장르가 한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CCM은 대부분 하나님과의 개인적 만남을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이야기를 하면 교인들이 반감을 가지며, 무엇보다 판매가 잘 되지 않는다. 아무리 앨범을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의 듣는 귀가 열리지 않은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회는 물론 공교육의 음악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더라도 음악을 듣는 수준은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음악을 접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나서서 문화교육을 해야 하지만 교회가 신앙적인 부분도 제대로 못하는데 문화적인 것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CCM 뮤지션들의 현주소
그는 "최근 후배들은 고생할 각오를 하고 CCM 앨범을 만든다. 의욕적으로 앨범을 내지만 2집 이상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CCM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앞으로는 창작곡이 줄어들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기획사를 유지하려면 경배와 찬양 앨범을 만들거나 번안곡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CCM 앨범이 계속 나오는 게 신기하다. 그들은 아마 자비량 선교사와 같은 마음일 거다. 나처럼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서 CCM에 쏟아 붓는 사람이 많다. 사역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해야지. 이제는 직업이 될 수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민 실장은 "물론 CCM 아티스트들이 기독교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중음악을 하다가 안 되서 CCM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음악의 완성도가 낮은 경우도 있다. 짜임새 없는 앨범은 구매자를 실망시킨다. 하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CCM 시장과 사역자들의 형편이 어려워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지금 작업 중인 앨범은 어린이를 위한 CCM이다. 그는 좋은 앨범을 만드는 것도 목표지만 좋은 음악을 듣고 감상하는 사람의 수준도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앨범 제작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계속 제작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 와야 할지도 모른다. 불안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민 씨는 앨범작업에 정신을 쏟고 있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바꿔나갈 수 있다면 그는 계속 도전할 각오다.
[뉴스앤조이] 01-12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