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은 이미 내 안에 살아
하늘 위에 더 높은 하늘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모든 게 하찮아졌어
두 번씩이나 접히는 내 크고 고운 날개도
더 높이 날아서 더 멀리 봐야 한다는 의지도
그래, 이름 석자를 위해 퍼덕이기엔 난 너무 늙었어
신천옹, 내 이름 만큼이나
하늘 위에 더 높은 하늘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난 자주 여기 살아
날개를 접고 부리를 땅에 박고 있을 때조차 난 이곳에 떠 있지
약해진 두 발목을 노리는 올가미로도, 약먹인 낟알로도
단 한 발로 모든 것을 끝내버리는 총알로도 날 여기서 끌어내릴 순 없어
난 이미 하늘보다 더 높은 하늘을 내 안에 넣어뒀거든
하늘은 이미 내 안에 살아
함철훈/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