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통.
디지털 사랑.
시대의 무궁무진한 발전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은 비록 처음 만나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서먹함 하나없이 쉽게 친해질 수 있게 되었다.
단조로운 전화통화를 벗어나.
개성넘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코드까지 나타낼 수 있는.
메신저질과 문자질을 주고 받음으로써.
상대에게 더 호감을 가져다줄 수 있고 또 받을 수 있다.
물론 잘 된다는 조건하에서.
대한민국 열 명 중에.
말 좀 할 줄 안다는 사람이.
아직까지 기껏해야 두 세 명 밖에 없는게 현실인지라.
직접대면에 있어 갱장히 소극적으로 변해버리는 이들조차도.
약간의 문자기술만 갖춘다면.
상대의 마음을 톡톡 건드리면서 호기심을 자극시킬 수가.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로 인한 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상대를 너무 쉽게 여길 수 있다는 점.
서로의 속 깊은 마음을 알아차리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
물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야 소통이 되겠지만.
정작 중요할 때의 진심은 숨기기에 급급할 뿐더러.
알아차리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습성으로 인해.
서로간의 가장 중요한 진심매듭이 풀리기도 전에.
그러한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한 채.
그저 엉킨 상태로 끝이 나버리게 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에겐.
간혹 이러한 현상이 커다란 앙금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을 바라는 나는.
편리함을 사랑하면서도.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리는 아날로그적 습성을.
다시 끄집어내어 살펴보고 되가지려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서.
특히나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부분과.
예의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
책장 넘기듯 쉬운 게 사랑이라지만.
그 어떤 수학문제보다도 어려운 게 사랑이기에.
특히나 이별의 순간에서의 아날로그적 습성은 .
그들의 빛바랜 속마음을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기회이기에.
그 어느 순간보다 소중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때 만큼이나.
아아 세상이 멈추어버렸으면 하는 순간이.
왜 이렇게 많아지는지.
아쉽고 또 아쉽도다.
그러나 때려 죽어도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더 변해갈 수 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저 사람 사는 냄새가 그리울 뿐.
이것마저 간절히 원한다면 이뤄질까.
내가 기억하고 추억이 되어버린 그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