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전부터 구체적으로 이혼을 생각해왔다.
내 마음이 변하지않을지, 후회가 되지않을 자신있을지 먼저 내 마음을 들여다 보았다.
시간이 가면서 점점 난 이혼쪽으로 확실해져갔고 나머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나 길기만하다.
그리고, 나는 이혼을 준비하기로 했다.
남편의 여자문제를 트집잡아 나머지 문제들을 덮고 그냥 남편과 나만의 선에서 조용히 처리하려한다.
남편의 첫번째 바람때, 나는 철없이 친정식구들에게 울며 원조를 구했지만 그들은 나보다 더한
헷갈림으로 오히려 일을 복잡하게만 했었기에 세월이 흘러 지금은 결국 내가 처리해야할 일이고
다 나 혼자 겪을 것임을 아는 지혜가 생겼다.
남편이 의대 본과 일학년때 결혼한 나는 어쩔 수 없이 한 집안의 가장노릇을 해왔다.
크게 고생이랄 것도 없었지만 미래에 대한 달콤한 환상정도는 있었으리라.
우여곡절끝에 남편은 강남에 근사한 병원을 차렸고 이제 원장이 된지 한 달이 되어간다.
순전히 빚으로만 끌어댄 것이라 좀 더 안정을 원했던 나는 반대를 하였지만,
워낙 자기 이름 내는 일에만 소중한 남편에게는 내 말이 먹히질않았고
근사한 직함까지 얻은 남편은 날개를 단 듯 자기 하고 싶은 일에만 열중하고있다.
빚에 이자는 불어가고 불경기인 탓에 생각보다 어렵기만한데,
남편은 그사이 예쁜 여자아이와 이른바 핑크빛 연애놀음에 빠져있는 것이 내 무딘 레이다에도 걸려들었다.
잠자리도 안하고 있는지 일년이 되어갔지만 나는 그렇게 살 수도 있겠다고 그 부분은 접고
나름대로 내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았는데....
남편은 일만 벌려놓고 매일 술에 외박에 짜증에....
하루하루 불안함에 난 내가 죽을 것 같아 이제는 이혼을 꿈꾼다.
남편의 뒤를 미행해보기도 하고 핸드폰을 뒤져보기도 했지만
나보다 한 수 위인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남편은 자기 방어에 더 꼼꼼해진다.
며칠 전 결심을 굳히고 남편께 담담히 이혼을 제의했었는데...
자존심 강한 그가 선선히 응해줄 줄 알았던 내가 어리석었나...
그는 이혼당할 이유가 없다며 이혼에 응하지않고 오늘까지 소식도 없이 외박중이다.
내가 아직 이용가치가 남아있나...나 혼자 쓴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나는 그냥 조용히 헤어지고 싶다.
남편 사업준비자금으로 일억오천만원을 대출받아주었는데 그거 탈없이 받아내고
내가 어디에 어떤 보증인으로 되어있든지 공무원인 내가 안전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저 있는 이 자리에서 담담히 이제는 갈라서고 싶다.
어떻게 이혼을 할 수 있을까,
악쓰지않고 험한 꼴 보지않고 살면서 억울함에 가슴치지않고
그냥 남처럼 신경쓰지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