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동네에서 아는 언니를 만났다..
나이 많은 언니라 그런지..
이런 저런 씁쓸한 인생에 관해 털어놓는 사이였다..
길에서 만났지만..
우리는 그자리에서 한시간이 넘도록 생산적인 수다를 나누었는데..
우연히 튀어나온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자살이었다..
"이제는 자살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나 현실이 힘들었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갈 수 없고..
새로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는 선택같기도 하고요..
참 안타까워요.."
예전에 나는..
자살한 사람들을 참 이해 못했고 한심하다 생각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자살까지 해..
참 못났다..
참 한심하다..
의지가 약하다..
등등의 안좋은 생각들..
그랬다..
전혀 이해를 못했다..
자살이란..
그저 현실을 회피하는 나약한 인간이나 하는 것이라 정의내렸다..
가끔 불쑥불쑥 튀어오르는 죽고 싶다라는 생각들이 올라올 때도..
나는 나를 채찍질 하면서..
역시 넌 의지가 약해..
너도 그렇게 한심한 꼴이 될래..
넌 그것밖에 안돼..
등의 모질말로 나를 죽여가고 있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고 말이다..
그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이다..
그런데..
정말 힘든 상황에서..
이도 저도 못하는 그런 상황에서..
특히 누구 하나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되면..
사람은 외로움을 느낀다..
허전함과 공허함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무가치한 인간인가 한탄하게 된다..
그러면서 시작되는 우울감.. 그리고 우울증..
잠이 오지 않는다..
한숨만 나온다..
앞이 깜깜하다..
외로움과 공허함을 달래보고자..
세상을 향해 먼저 나아가기도 하지만..
자신이 점점 민감해지기 시작하면서..
각박한 세상에 때로는 별거 아닌 일에..
상처를 받기 시작한다..
그러다 다시 마음 문을 닫아버린다..
이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이 세상 단 한사람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
누가 내 마음을 알까..
나처럼 이렇게 힘든 사람은 없을꺼야..
혼자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심연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뻗어도..
이제는 이쪽에서 거절하고 뿌리치고 비웃는다..
참으로 니가 날 도와주겠다..
니가 날 위로한다고 니가 뭘 아는데?
니가 이런 것 경험이라도 해봤어?
그러다 그 사람은..
결국 자신이 쳐 놓은 고립감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내면의 죽음으로부터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자살은 나약한 사람이나 하는거라는 생각에..
밖에 티를 내지 않는다..
강한척하고..
쌘 척하고..
행복한 척 하고..
아무일 없는 척하면서..
자기 마음을 삭히고 삭힌다..
무슨일 있어?
아니 그런일 없는데..
얘기좀 할까..
별 할 얘기 없는데..
남이 들어오지 못하게 완전 방어자세로 나간다..
그러다 똑같이 고립감에 빠지고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방패속에서..
내면은 죽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또 행동으로 옮긴다..
어쩌면..
우리에게 정신이 건강하다는 것은..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화가 나면 화를 내는 것을 아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막상 힘든 것을 알리기 위해..
보여주기 위한 자살을 시도만 하는 사람이야말로..
오히려 말하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들어가는 사람보다..
덜 힘든 상황일 수도 있다..
(물론 그 사람들도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사람이야말로 살자, 살고 싶어의 표현이니까..
누구나 한번쯤은 죽고 싶다는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으면..
자신이 마음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에게 문제가 있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마음 아픈 일이 하나 있고..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다..
그런 힘든 시기를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변화의 길을 걷게 되는 것 같다..
또 한걸음 성숙의 길로 나아가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무가치해서 혹은 참기 힘든 격한 환경 속에서..
대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좌절해버리는..(나약해서가 아니라..)
그래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고 도와줄 사람이 없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 스스로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다..
자살하고 싶어는 살고 싶어의 또다른 의미이고..
살고싶어의 다른 의미는..
사랑받고 싶어 나를 사랑해줘라는 뜻인 것 같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누군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들은 무가치감, 무존재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자살하지 않고 열심히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작은 미물이라도..
하찮은 것이 없으며..
비천한 것도 없는데..
그렇게 스스로를 죽이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그러기를 빈다..
자신은 참 소중한 사람이고..
힘든 이 상황에서 이겨나갈 힘이 있다는 사람이기를..
아는 사람이 많길 바란다..
나만 웃고 있어서 미안해요..
같이 웃고 있어도..
다른 한쪽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미안해요..
기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