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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날씨였다 집 앞의 사과나무가 벼락을 맞았다

이우혁 |2007.07.07 15:12
조회 23 |추천 1

지독한 날씨였다

 

집 앞의 사과나무가 벼락을 맞았다

 

사과나무는 타올랐다

 

사과나무가 타오르는 그 순간

 

나랑 마누라는 지켜보기만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도 활활 타올랐기에

 

나는 사실은 나무가 스스로 그만 타버리고 싶었다고

 

그런 이상한 생각도 했다

 

내 마누라는 그 사과나무를 좋아했었다

 

불에 탄 나무를 보고 마누라가 마음아파하길래

 

내가 트럭이랑 전기톱을 빌려와서 나무를 잘라냈다

 

이제는 믿둥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년전에 마누라는 그 사과나무의 사과에서 나온 사과씨 다섯개를

 

화분에 심었었다

 

지금 그 중에 하나만 싹이 틔어서 자라고 있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 묘목이 크고있다

 

더 이상 사과를 따 먹을 수 없겠구나 하는 걱정만 하는

 

덤덤한 나와 다르게

 

마누라는 사과나무가 타 없어진 것을 슬퍼했다

 

그러다가

 

고목 옆에 하나남은 그 사과나무 묘목을 심으면서 마누라가 말했다

 

인생이 덧없다고 똑똑한 시인이 그럽디까

 

그 사람이

 

모든 것이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 고목과 묘목을 보면서 알게 됐으면 좋겠네요

 

당신하고 나하고

 

사과나무처럼 살아갑시다

 

세상 달달하게 적셔주고

 

그런 자식을 또 남겨주고

 

그렇게 삽시다

 

 

 

 

 

Gustav Klimt - 사과나무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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