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aude Monet
The Red Kerchief: Portrait of Camille Monet
probably late 1860s - early 1870s
Oil on canvas
지난 시절이 그리워진다
순간의 감정들을
거친 스케치로 그려낼 수 있었던
당돌함이 그리워진다
모호하지만 너무도 명료했던 감성과
그를 뚫어내는 냉철한 이성이 그리워진다
삶은...시간은...
나를 나약하게 만들고
무뎌지게 갈아서
보잘 것 없는 돌맹이로 뭉개 버렸다
언제 시작한지도 모르는 마음을
서서히 곪아터지게 내버려두었다
그것이 진리인양 떠드는
궤변의 바보로 방치해 두었다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그 시절에 바로잡을 수 있었음을 후회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순수하고 순진하고 순순했던
나를 그리워 하는 것이다
이제는 무엇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내 마음은 더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되풀이할 때마다
삶은 더욱 비참해지고
나는 더욱 미쳐간다
자꾸만 내가 원했던 오늘과
다르게 흘러간다
내가 바라는 것은 모두 비껴간다
다른 이에게 평범한 일상도
나에게는 힘든 욕심이 되어
패배자로...낙오자로...
스스로 혹은 다른 이들에게
낙인을 새김 당한다
이전과 같은 시를 적을 수 없고
이전과 같은 노래를 부를 수 없다
이전과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고
이전과 같은 사랑을 할 수 없다
이전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없고
이전과 같은 눈물을 흘릴 수 없다
이전과 같은 꿈을 꿀 수 없고
이전과 같은 내가 될 수 없다
난 단지 소박하고 일상적인 소원을 빌 뿐이다
사실 요즘의 나는 아주 위험하다
매 시간 하강하고 매 순간 자학한다
힘겹게 올라간 낙천적 사고의 정상을
너무도 쉽게
점점 더욱 빨리 추락하는 느낌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아무리 최선의 애를 써봐도
난 이쁘게 살 수 없다라는 변명에 매몰되어간다
이젠 거짓 웃음과 드러내지 않음에 익숙해져
더이상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기가 불가능해졌는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느껴지지 않는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살갗에 닿는 그대로 느끼고 싶다
조금만...조금만...더 행복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