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아파트 화재소동]
엊그제 보지 못한 골프경기의 재방송을 보다가 늦게 잠들었는데
깊은 새벽
경비실에서 보내는지 아파트의 인터폰이 계속 울린다.
시간을 보니 새벽 세시가 조금 넘었는데....
잠결에 어떤 버튼을 눌러야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눌러대다 보니 통화가 되었다.
혹시 집안에 타는 것이 없느냐는 나이드신 경비원의 다급한 목소리
그라고 보니 뭔가 타는 냄새가 지독하게 난다.
집안에 문제가 없으면 다른 주민들도 모두 나와 있으니
밖으로 나와서 추이를 살펴보라는 경비원의 안내에 따라
반바지에 휴대폰만 들고 밖으로 나오니
주민 20여명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파트를 쳐다보면서 걱정하고 있다.
어디서 타는 냄새와 함께 연기가 나는데 어디인지 확인이 되지 않으니
어떤 사람들은 119에 신고부터 해야한다 하고
어떤 사람들은 구내방송으로 우리 동의 주민들을 모두 깨워 대피를 시켜야 한다고 한다.
침착한 경비원이 연기가 나오는 곳으로 보이는 3호와 5호에 해당하는 4-6층의 각 호수마다 대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깨우고 각자의 집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후 한 집에서 여기다!라는 소리가 나오더니
경비원이 밖에 나와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이제 안심하시고 돌아가 주무시라고 한다.
밤늦게 공부하던 아들인가 딸인가가 무엇을 끓이다가 그냥 두고 잠을 잤던 모양이다.
사람들이 모두 히-이-유 한숨을 쉬고 돌아간다.
집집마다 두 대 이상 차를 가진 집이 많아 주차장이 꽉 드리차 소방차가 들어오기도 쉽지 않은 아파트에 시간은 새벽 3시....
만약 불이 났거나 도시가스에 옮겨붙었다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것도 바로 우리 옆집의 바로 아래층이었으니.....
근데 아침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니 우리 아파트는 화재경보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네....
그놈의 재건축인지 머인지 거기에만 마음들을 두었지
현상의 보수나 안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인데....
출근길...
그 깊은 밤에 일어나 주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침착하게 최선을 다한
우리 아파트의 나이많은 경비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아파트관리사무소에 화재경보기 문제를 논의하려고 하였더니
나이든 경비원은 교대하고 귀가하였고
관리사무소에는 조회시간이라 책임있는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이런 엉터리 블로그라도 계속 쓰려면
나만 불조심 할 것이 아니라
내 이웃들의 안전도 바로 나의 안전임을 깨달았어야 했다.
70만원인가 80만원인가의 월급을 받으면서
60대 후반의 고령인 두 분이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우리 아파트의 경비원
언제나 웃으며 우리집 강아지부터 군대간 아들, 멀리 간 딸의 이름까지 기억하는 두 분
오늘은 우리 아파트의 큰 위험까지 동요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여 주민들의 안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요런 내용으로 표창장을 하나 만들어?
주둥이로 새살 까는 인간들보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이런 분들이
우리 사회에 정말로 필요한 것 아닐까?
아이쿠.....
재판 늦겄다!
(07. 7. 24.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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