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가 걜 어떻게 알아?"
남자가 흠칫 놀라 물어보자
친구는 조금은 자랑스럽게 그럽니다
"저번에 길에서 만났을때... 니가 인사시켜줬잖아 왜
그리고 뭐 왔다갔다 하다가 몇번 얼굴 봤거든
근데 어젠가? 아니다 저 그저께 요 앞에서 만났는데
뭐 언제 술이나 한잔 마시자고 그래서..."
남자의 반응이 빨라집니다
"술? 술을 마시자고 그랬다고? 그래서?"
"그래서 전화번호 주고받고 막 그랬지...
근데... 뒷조사 하는거 같아서 좀 그렇긴한데...
걔 어때? 괜찮아?"
남자의 얼굴은 이미 딱딱해졌는데
혼자 쑥쓰러운척 하느라
친구는 그것도 눈치를 채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고 걔가?"
"어~ 그랬다니까..."
"그러니까 니가 먼저 말 한게 아니라 걔가 먼저 그랬다고?"
"아이 그렇다니까~ 아 하여튼 이놈의 인기는..."
그랬구나... 그래서 요즘 여기 자주 왔었구나
그래서 요즘 자주 머뭇머뭇 했구나...
요즘들어 부쩍 외롭다는 얘기도 소개팅 얘기도 다 그래서...
그제야 집혀오는 것들...
다 큰 어른인 남자는 문득 그 자리에서 울고 싶어 집니다...
난 또... 난 또...
남자의 마음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는 사이
친구는 커피를 후루룩 다 마시곤 몸짓도 가볍게
종이컵을 휴지통에 던져넣습니다 그리곤...
"그때 처음에 봤을땐 난 걔 엄청 얌전하고 그런 줄 알았거든?
근데 먼저 그런 말 하는거 보면... 꼭 그렇진 않은가봐?"
친구의 말에 남자는 그제야
다 식은 커피를 조금 마시며 그럽니다
"원래 안그러는데... 니가 엄청 맘에 들었나보다..."
"그래? ㅎㅎ 그럼 제대로 만나볼까?
너랑 잘 안다며... 어때... 걔 괜찮냐?"
친구의 말에 남자는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조금법니다
'뭐라고 말할까... 어떻게 말할까...'
그러는동안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 버립니다
생전 그러지 않던 사람이 부끄러운듯한 얼굴로
뭔가를 말하려던 모습...
머뭇머뭇거리던... 어쩐지 행복해 보이던...
'많이 좋아하나보네...'
그리고 기지개를 한껏 켜고있는 친구의 모습도 한번 바라봅니다
싱겁지만 나쁘지않고... 게으르지만 건강한 친구...
'그래 뭐... 이정도면...'
남자는 마침내 입을엽니다
"걔 괜찮아 정말로... 착해... 똑똑하고... 그리고 예쁘고..."
난 또... 날 좋아하는 줄 알고...
우리가 곧 잘 될 줄 알고...
짧은 착각 긴 아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그대에게도 말하지 못한채
이제 나혼자 이렇게 접어야하는
사랑을 말하다
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