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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채원 |2007.07.24 19:49
조회 8 |추천 0


내 친구중에 경호라고 기억나?
아마 그 감자탕집에서 봤던 친구라고 하면 기억하겠다...
너랑 나랑 그날 집에가면서 감자같이 생긴사람이
감자 잘먹는다고 막 키득거렸었는데...
평생 연애라곤 못할거같던 그 친구
근데 드디어 여자친구가 생겼나봐...
사실 그동안 하도 혼자서 헛물켜고 착각하고 
그러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도 안믿었거든?
친구들도 하나같이

"증거 내놔라... 니가 연애하면 내가 연예인이다"

그랬더니... 오늘 사진을 보여주더라...
여자친구 볼에다가 그 친구가 
입술을 막 디밀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그 여자가 막 무서워하거나 찡그리지 않고
그냥 활짝 웃고있는거 보니까
정말 사귀는게 맞는거 같았어...
뭐 물론 나랑 친구들은 계속 놀렸지...

"야 이거 너 돈 주고 찍은거 아니냐 혹시...
 너 지나가는 여자하나 잡아서 협박한거 아니냐?
 그거 범죄다..."

근데 왜 알잖아... 그런 표정 
진짜 사랑하는게 아니면 나올 수 없는거...
지금 주머니에 돈이 얼마가 있건
내일 할 일이 얼마나 많건 아무 상관없이
이 순간이 완전히 행복한 그런 얼굴...
그래서 나 오늘... 처음으로 경호가... 
흐...심지어 경호가 참 부러웠어 너무너무...



그러다가 좀 화도 났었어...
이제 만난지 몇주밖에 안된 저 인간도 
저렇게 이쁜 사진이 있는데...
너랑 몇년이나 사귀었는데...
나는 그런 사진도 한장 남은게 없으니까...
집에 돌아와서 사진을 막 뒤져봤지
혹시나 그 비슷한 사진이라도 한장 있을까...
근데 있을리가 없잖아...
내가 사진찍자고 쪼르면 넌 언제나 그랬으니까...
이 다음에 화장 잘받은 날... 다음에 살빼고 나서 
다음에 포토샾 배우고나서...
이 다음에... 이 다음에...

그래서 나한테 있는 니 사진은 다 우스꽝스러운것들 뿐...
졸고있는 너... 손으로 얼굴 가린 너... 
내 뒤에 숨어있는 너...
그런데 그 사진들 하나씩 보면서
내가 문득 깨달은거 같애...
나는 그때의 너를... 그때 너무너무 이뻤던 너를...
또 그때의 나를... 너무너무 행복했던 나를...
그 사진한장에 그렇게나 담고 싶었는데
어차피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구나...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사진속에 담을 수 있는건
그리움 뿐이었구나...



오늘... 하늘을 본 적이 있었는지
파란바탕에 솜이불 같은 구름이
길게 누워있었던 오후의 하늘...
난 습관처럼 사진기를 꺼내들다 생각했어...

'난 또 한장의 그리움을...
 이렇게 굳이 남기는구나...'

2007년 초여름...
하늘에서 아름다운것을 보았던 날...
좀 쓸쓸했지만 그래도 그리워할것이 있어서
완전히 외롭지만은 않았다고




사랑을 말하다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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