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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中

이휘원 |2007.07.30 07:21
조회 103 |추천 1

내가 늘 기억하고 생각 할 수 있게 적어놓은 문구들.

드디어 나는 갑자기 입을 봉해버렸다. 내가 허우적거리며 더듬고 있는 얘기들이 우리에겐 엄청난 비극이었지만 그에겐 그렇지 않았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이 벌인 그 비극적인 사건들이 그에게는 오히려 희극으로 비칠 수 있었다. 우리도 아이티의 통통 마쿠트의 얘기를 듣고 또는 중앙 아프리카의 황제의 얘기를 듣고 그 민중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함께 느끼기보다는 "뭐, 그런 나라가 다 있어" 하고 웃어넘기기도 하지 않는가. 그 나라들과, 동족을 마구 학살하는 나라, 40년의 감옥을 사는 세계 최장기수가 있는 나라 그리고 야당 지도자를 남의 나라에서 백주에 납치하여 수장하려 하던 나라와 어떻게 다른가? 삼청교육대가 있는, 법을 능가하는 긴급조치와 지명되는 국회의원이 있는, 그리고 일상적으로 고문이 행해지는 나라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나는 어느 글에서 "인종주의란 자기를 낳게 한 종자 이외엔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들의 열등감의 표현"이라고 쓴 것을 읽은 적이 있다. 무의식의 그 열등감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열등감을 감추기 위하여 더욱더 인종을 내세우게 된다고도 씌여 있었다.

근거 없이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미리 의심부터 하는 습관을 버리시라.

"인류가 나타나기까지 수억년의 시간이 필요했으며 또 하나의 인간이 탄생하기 위하여 아홉 달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인간을 죽이는 데는 단 한순간으로 족하며 또한 아주 간단한 족쇄로 그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모두 똑같이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평등 개념이 창안되어야 했던 것이며, 인간이 모두 같은 이데올로기를 갖지 않기 때문에 인권 개념이 창안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엘리 비젤은, "단 한 사람이라도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있는 사회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다"라는 말을 했었다.

다른 사람을 다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내 삶의 원칙이 되었다.

나 자신의 진실도 모른 채 살 뻔하지 않았던가! 자신의 진실된 모습도 알지 못하고 사는 삶, 자신이 단지 반쪽일 뿐이라는 것도 모른 채, 게다가 그 나머지 반쪽을 마음껏 증오하면서 사는 삶, 그것은 실로 무서운 일이었다.

똘레랑스란 첫째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뜻합니다.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존중하게 하시오 (respectez, et faites respecter)."


'당신의 정치적, 정교적 신념과 행동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우선 남의 정치적, 종교적 신념과 행동을 존중하라', 바로 이것이 똘레랑스의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똘레랑스는, 당신의 생각과 행동만이 옳다는 독선의 논리로부터 스스로 벗어나길 요구하고, 당신의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믿음을 남에게 강제하는 행위에 반대합니다.

원래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은 설득에 의한 동의로 바뀔 수는 있어도 강제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강제에 의해 하루아침에 버릴 수 있는 이념이나 신념이었다면, 그것들은 이미 이념도 신념도 아니었고 다만 허위였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이 나와 다르다고 강제하여 전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다만 인간성에 대한 몰이해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념이나 신념에 대한 모독이 될 뿐입니다.

당신의 이념과 신념이 당신에게 귀중한 것이라면 남의 그것들도 그에게는 똑같이 귀중한 것입니다.

똘레랑스가 강조되는 사회에선 강요나 강제하는 대신 토론합니다. 아주 열심히 토론합니다. 상대를 설득시키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그러다 벽에 부딪히면 "그에겐 안된 일이지만 할 수 없군! (tant pis pour lui!)" 하며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섭니다. 강제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치고받고 싸우지도 않습니다. 또 미워하지도 않으며 앙심을 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처넣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습니다.

똘레랑스는 당신에게 당신과 다른 것을 인정하라고 말합니다. 이웃을 인정하고, 외국인을 인정하고 또한 당신과 다른 생활방식, 다른 문화를 인정하라고 요구합니다.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는 똘레랑스의 원칙은 종교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종교가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우선 남의 종교를 존중해야 하며, 당신의 신앙이 귀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무신앙도 존중해야 한다는, 즉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고 종교로부터의 자유도 중요하다는 똘레랑스의 요구는 거듭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처음에 한국 사회를 정의 사회라고들 한다고 했습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그 정이 지나쳐서일까요? 참견을 잘하고 강요하는 사회인 것도 같습니다. 나와 다른 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와 똑같이 되기를 요구합니다. 나와 똑같은 이념을 갖기를 강요하며 나와 똑같은 신앙을 갖기를 강권합니다. 그리하여 그 요구에 순응하면 한편이 되고 또 이른바 '정'을 주기도 하지만 따라오지 않으면 바로 적대관계로 돌변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 같지만 가장 어렵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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