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ding ring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며 내미는 반지 혹은 커플링, 그리고 진실되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웨딩 데이에 겸허한 마음으로 서로의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살며시 끼워주는 웨딩 링. 반지는 언제부터 사랑을 약속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났던 것일까.
반지(斑指)는 본래 두 개의 짝으로 이루어진 가락지(쌍가락지)의 한쪽인‘반’을 의미하며 우리가 손에 끼고 있는 반지는 커플링이든 웨딩 링이든 쌍가락지의‘반’에서 돋아난 뜻을 담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원을 몸에 지녀 영원한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반지를 끼었다고 전해진다. 반지는 원형의 고리 모양으로 영원과 통일, 화신, 그리고 만유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반지는 예로부터 영원성과 관련되어 결혼이나 다른 결합의 상징으로 지금까지 인식되고 있다.
오늘날 결혼식에서는 로맨틱하고 예쁜 링 필로에 올려진 반지를 사랑하는 이와 함께 나누어 끼는 것이 결혼식순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예물로 교환하는 뜻보다는 반지에 사랑의 징표라는 의미를 부여해 나눠 갖는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어머니가 딸이나 며느리에게 가락지를 물려주었지만 공개적인 결혼식에서 신랑이 신부에게 반지를 주게된 것은 현대식 결혼식 문화와 서양 문물이 도입되면서부터다.
문헌에 따르면 약혼식 때 처음 반지가 사용된 것은 고대 로마시대였는데,당시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반지는 약혼의 징표로써 철로 만들어졌다. 약혼 후 신부는 이를 왼손에 착용하는 것이 통례였다. 신부는 장식을 위해서가 아닌 신랑에 대한 신뢰의 증표로 반지를 끼었으며 당시에는 노예들도 자신의 주인이 누구라는 고리를 차기도 했다.
신랑이 신부에게 반지를 선물하는 것은, 약혼을 통해 신부가 신랑에게 귀속되었다는 의미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러한 로마의 관습은 로마 교회에 그대로 전해졌는데 초대 교부 테르톨리아노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교회 혼인에 반지가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중세 스페인과 프랑스 지방에서 반지가 축복의 의미로 이용되기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로마에서는 결혼식에서 왜 많은 장신구 가운데 반지를 이용하였을까? 원래 반지는 구속의 상징으로, 종교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성직자들은 성전에 들어갈 때면 항상 반지를 손가락에서 뺐다고 전한다. 어떤 종교에서는 반지가 성직자의 영원한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반지는 몸에 흐르는 에너지, 즉 기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결혼 반지가 두 인격체의 운명적 일치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교회에서도 이교 문화였던 반지 교환이 받아들여져 상징화되었다. 이러한 뜻을 새겨볼 때 신랑, 신부는 결혼 반지를 교환할 때 서로를 구속하기 위한 연결 고리가 아닌, 결혼이라는 신성한 의미가 그렇듯 하늘이 맺어준 운명의 끈이라 생각하며 나누는 반지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