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천주교를 모태신앙으로 가지고 있지만,
어릴적 너무 엄숙한 성당의 분위기에 이기지 못해 가출한; 나일론 신자입니다.
물론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과 예수님이 그의 아들로서 세상에 왔다는 것을 믿습니다.
요즘 기독교가 비난받는 것이 너무나 안탑깝고, 하느님을 믿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답답하기만 할 뿐입니다. 세상은 나쁜 사람들이 권력을 쥔다고 하는데, 기독교에도 그런
세상의 이치가 통해서 지금의 이런 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헐; 이런 이야기를 쓰려던 것이 아니였는데 말이 이상하게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제 스스로는 판단하기 힘들어서입니다. 홈피를 차단한 이유는 혹시라도
주변의 아는 사람이 이글을 보는게 창피하기 때문입니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문제가 무엇이냐면...
저는 조금은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여러번 사업끝에 사기에 부도에 지금은 트럭하나 모시면서 70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한달에 250정도의 돈을 벌고 계시고, 어머니는 지금 가사도우미를 하고 계십니다.
집은 있지만 80% 대출이자에 그밖에 빚들의 이자만 내고 있는데도 400정도의 돈이 듭니다.
매달 빚이 빚을 만드는 상황이죠...
아무튼 이 이야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시점에서 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서울 상위권 대학에 다니고 있고, 과도 어느정도 대기업에 취직하는데는
문제가 없는 과이고, 한마디로 앞으로 졸업하면 그래도 먹고살만한 그런 직장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의 빚도 취직해서 몇년만 허리띠 졸라매고 갚아 나가면
그리 갚기 힘든 빚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잘난척이 아니라 아래의 상황과 연결하기 위해
쓰는 현재 저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저에게 어떤 정신병적인 무엇이 생겨서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의 고통에 제 감정이 너무 깊이 이입된다는 것입니다.
한 예로 방금전에 올라온 성폭행 기사를 읽으면서도 그 아이들의 긴 세월동안의 너무나 큰
고통이 느껴졌고, 나도 모르게 나오는 눈물을 참아보아도 멈추질 않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물놀이를 갔는데도 전혀 즐겁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물놀이 갈 돈도 없고(혹은 부모님) 밥도 세끼 제대로 못 먹는
아이들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즐겁게 노는 듯 하다가도 순간 멍해지면서 그런 생각이 들고,
술마시면서도 난 꼭 필요하지도 않은 술 마시느라 만원 이만원 쓰는데...
누구는 만원 이만원이 없어서 라면 끓여먹고, 앵벌이 하러 돌아다니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마치 그들이 굶고, 고통받고, 힘들어 하는 것이 제 잘못인 것처럼
죄의식이 느껴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들이 남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죄의식이 말이죠...
대체 왜 그런걸까요...저는 별로 남 생각 안하고, 그렇게 착한 사람도 아닙니다.
지하철에 앉으면 양보고 뭐고 그냥 졸았었고, 지금도 전사모 같은 사람들 보면
화가나서 다 어떻게 됐으면 하는 나쁜 생각까지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소외된 그들에게 무엇인가 해야한다는 의식에 사로잡히고 만걸까요??
지금도 당장이라도 어떤 현장에 뛰어 들어가 무엇인가 할 수 있는걸 하고 싶습니다...
아니 하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어떤 유희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근데 위에 말했다 싶이 저희 집이 먹고 살만큼 부자도 아니고, 제가 일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저 빚도 다 갚을지 의문입니다. 그냥 다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려고 해도
머리에서 '이놈아. 자기 부모 70순이 넘도록 힘들게 일하는데 무슨 놈의 봉사고 나발이냐'라고
외칩니다. 어떤 사람들은 70먹어서 일하는게 뭐 대단한 일이냐 해도 자식된 도리로써
부모가 시간때우기로 일하는게 아니라, 넘치는 빚 갚으려고 일하는데 어떻게
그냥 나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겠습니까...?
돈벌어서 나중에 배풀면 되겠지란 생각도 했지만 결국은 자기 합리화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하....정말로 두가지 길에서 무엇을 택해야 하는 것인지 너무 힘들고 괴롭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자니, 이대로 가면 내가 아닌 나로 사는 것이 되고,
돈과는 상관없이 나를 위해 살자니, 부모님께 불효하는 것이 너무나 괴씸한 일이 됩니다...
시간 날때마다 봉사하러 나가고는 있지만 지금의 정도로는 전혀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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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저의 너무나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진짜 답답한 마음에 게시판에 글까지 올리게 되는군요...
어떤 덧글이 달리든 선택은 제가하는 것이겠지만... 혹시라도 어떤 좋은 생각이
있진 않을까 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현명하신 분들의 답글 부탁드립니다...
두서 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