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한 서정배씨는
탈레반에 의해 억류된 서경석(28.남), 서명화(30.여) 남매의 아버지입니다.
서정배씨는 자신이 1952년 6.25 동란에 태어나 전쟁을 겪은 전후 세대라고 밝혔습니다.
그 당시 전쟁의 폐허 속에서 배고픔에 굶어 죽을 수도 있었던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에게 전세계인이 보내준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평생 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의료봉사를 하러 가겠다고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고자 할 때,
'그래, 내가 50년 전에 받았던 사랑을 이제서야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왔구나.
너희들이 대신 그 빚을 갚아주고 오라.'고 흔쾌히 허락을 했다고 합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에도 수많은 나라들의 젊은이들과 구호봉사요원들이
이 땅에 왔었다는 것을 상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씨앗이 되었기에 지금의 한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23명의 아프가니스탄 의료봉사팀이 억류되었다는 비보를 접했을 때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고 세상이 원망스럽고 했지만,
17일이나 지나면서 생각이 하나하나 정리가 되더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다른 가족들과 나누었고 모두 함께 동의하여
이 호소문을 작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21명의 가족들은 자신들을 지칭했던,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아이들을 지칭했던
'피랍'이라는 단어부터 고치기로 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는 자신들을 '피랍가족'이 아닌 '아프가니스탄 의료봉사팀 가족'으로 불러달라고 합니다.
또한 '피랍(kidnap)'이라는 정죄(定罪)의 단어가 아닌 '억류'라는 상황을 뜻하는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원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정죄할 수 있냐는..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원망과 두려움의 메시지가 아닌 화해와 용서, 평화의 메시지를 마음에 품고
아프가니스탄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 마음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겠다고 합니다.
억류된 21명의 우리 아이들이 평화로운 방법으로
살아 돌아올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의 우리의 처지를 돌이켜보며 이들이 하나가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아프가니스탄 국민'이라고 통합해 부르기로 했다고 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의료봉사팀 가족들은
"탈레반이 이런 가족들의 마음을 부디 헤아려 우리 아이들을 온전하게 풀어준다면,
그래서 가족들 품으로 돌려 보내 준다면..이후에 세상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하게 됩니다.
아마도 놀라운 기적의 시작이 될거라 믿습니다." 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덧붙였습니다.
부디 이런 가족들의 마음이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