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도 내내 실장은 휘진을 놓치지 않았다.
"어머 언니,실장님 나만 쳐다보는것같애요..어쩜 좋아요"
한유리, 휘진회사 퀸카중에 퀸카인 그녀가 한가지 흠이라면 흠이 있었다..남자들이 봤을때는
한없이 맑고 예쁘지만 여자들이 볼때는 그야말로 왕내숭이 따로 없었다.걸걸걸 웃다가도
남자직원이나 가까이 다가오면 언제그랬냐는듯이 호호호 였다.그걸 모를리 없는 휘진이 이번
에도 오바하며 발발뛰는 유리를 보니 혀를 끌끌 찼다.
"언니 실장님 멋지지 않아요?저카리스마 넘치는 눈빛하며 팔뚝위의 근육과 하얀 와이셔츠
카라를 세우는 저모습...완전 데니스오야 "
"데니스오 다 죽어나보다"
휘진은 유리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실장을 칭찬하자 한숨이 나왔다...저지지배는 하튼남자만
보면 저 레파토리네
"언니 내가 찍었어요 우리 실장님 ...."
찍었다는 유리의 말에 휘진은 유리를 한번 돌아봤다.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외몬데 먼가 비어
보인듯한 인상을 풍겼다.그리고 다시 실장이 설명하고 있는 얼굴을 보려고 돌리자 석준은
휘진에게 한쪽 입술 끝을 올리고 있었다.
"잡담은 그만하시죠.회의 할때는 내얼굴이 아니라 스크린을 주목하시구요"
어머,어머 뭐 저런실장이 다있어?뭔가 저자식 오해하고 있는거 아니야?내가 지를 잘생겨서
쳐다보고 있는줄 알잖아..이런...휘진은 유리를 다시한변 쳐다봤다.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석준이 설명하는 올가을겨울 패션 아이템은 하나도 빠질것 없이 완벽했다.휘진은 싸가지는
없어도 무언가 이끌줄 아는 실장이 순간 멋져보였다....뭐야 뭐야 서휘진 멋있다고?저 버르
장머리 없는 실장이?내가 병원갈때가 됐다 보다
점심시간에 휘진은 귀찮아서 사내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졸졸졸 뒤따라오는 유리가
휘진을 보며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언니는 무슨 걸음이 그렇게도 빨라요?휴~"
"여긴 웬일?천하의 한유리가 사내식당으로 다 밥을 먹으러 오고 말이야"
"에잇 언닌?제가 뭐 언제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만 먹는줄 알아요?"
그러면서 유리는 팔꿈치로 휘진을 치며 턱으로 저쪽을 보라며 실장이 서있는쪽을 가리켰다.
실장이 식판을 들고 휘진과 눈이 마주쳤다.석준은 천천히 휘진의 자리로 다가오고 있었다.
"같이 합석해도 될까?"
"어머,물론이요 앉으세요 실장님"
코맹맹이 소리로 실장에게 앉으라며 의자를 손으로 닦아주는 유리였다.휘진도 할수없이
고개만 까닥 거렸다.
"오늘 어땠어요?"
"실장님 너무 잘하셨어요.실장님 처럼 그렇게 선생님처럼 조목조목 설명해주신분은
실장님이 처음이셨어요."
유리의 말에 미소를 띄우다 고개만 숙이며 밥을 먹고 있는 휘진에게 실장이 엄지손가락으로
휘진 식판앞을 탁탁쳤다.
"안뺏어 먹어요.얼굴좀 쳐다보며 식사를 하지 그래? 많이 굶어봐서 그런가"
저자식 나를 끝내 건딜겠다는거야 뭐야?불난집에 휘발유 뿌려서 폭발 되니 좋냐?
"제 원래 습관이 그래요.실.장.님!밥먹는 식습관까지 관섭하실줄은 몰랐네요.그럼
군대식처럼 고개를 빳빳이 세우며 먹어야 하나요?아니면 밥풀 튀겨가며 얘기하면서
먹어야 하나요.제방식이에요 이게"
"난 고개를 숙이면서 먹길래 밥이 부족한가 해서 몸을 보니 한두끼 정도는 걸러도
될것 같아서 말이야"
"전요.두끼 아니 한끼만 걸러두요.빈혈생겨요.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먹는 사람이니까
제몸가지구 이러쿵저러쿵 하지마세요"
식판을 들고 일어나버리는 휘진은 가다가 다시 뒤돌아봤다.
"그리고 실장님은 이상한 악취미를 가지고 계시군요.언제보셨다고 이런식으로 부하직원의
밥도 못먹게 하시나요?스트레스 쌓여서 식사하겠냐구요"
거의 반을 못먹는 휘진은 신경질적으로 식판을 들고 나가버렸다.옆에 있던 유리는 안절부절
이었다.유리가 어찌할지 몰라 실장을 쳐다보자 실장은 뭐가 그리 우스운지 눈물콧물 짜가며
웃고 있었다.씩씩대며 휘진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서류를 훓어보고 있었다...저자식...
완전 나를 물먹이려고 그런거야..사내 자식이 속이 저러고 좁냐?얼른 결혼해야 저런
찌껍스런 자식을 안보지.....그러고 보면 강재혁이 그사람....은...실장하고 틀린것 같다....
퇴근시간이 되자 휘진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사무실에 직원들이 거의 빠져 나가고
휘진과 실장만이 남았다.휘진은 실장에게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이고 돌아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엘리베이터 앞에선 휘진은 실장이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저녁이나 같이 먹자"
"약속있어요."
"아까 점심일땜에 그래 밥도 반밖에 못먹은것 같아서"
"약속있다고 했잖아요."
띵하고 엘리베이터가 멈춰서자 휘진이 들어가고 실장도 자연스럽게 들어갔다.나란이 선
두사람은 금속패널 속 둘의 모습이 희미하게 비춰지자 공중에서 둘의 눈빛이 올라갔다
급속하게 떨어졌다.엘리베이터는 일층에 도착했고,빠른걸음으로 걸어나가는 휘진을
따라 석준도 그녀뒤를 성큼 뒤따라 갔다.밖에는 재혁이 차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재혁을 보자 안도의 한숨이 나온 휘진은 뒤돌아서서 실장에게 인사를 했다.
"보이시죠?실장님 맛난 저녁드시구요.내일 뵙죠"
휭하니 걸어나가려는 석준이 순간 몸이 굳은듯 하더니 휘진의 팔목을 강하게
잡아 버렸다.
"선약있다더니...저 자식이야?"
"누구보고 저자식 이자식 그러는거에요?제 결혼상대자에요.말씀 삼가세요"
"결혼이라구?저놈하고?"
"대체 실장님 왜 이러세요?실장님이 제 애인이라도 되요?정말 이러지 마세요"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석준을 보자 재혁또한 흔들었던 손을 멈추었다.
재혁앞으로 휘진이 다가오자 석준도 뒤따라가더니 어느순간 휘진앞에 서있던실장이
재혁 앞으로 다가섰다.
"이런 취미도 있는지 몰랐네?"
비아냥 거리는 말투였다.느닷없는 석준의 출현에 당혹해한 휘진은 두사람사이에
알게모르는 불꽃이 일자 두사람사이를 비집고 휘진이 끼어들었다.
"대체 왜 이러세요.실장님...재혁씨 가요"
그녀의 말은 아랑곳 하지 않고 석준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결혼이라고?이여자랑?그럼,니여자는 어따 또 팽겨쳐 뒀냐?"
"가만요.실장님 뭔가 오해를 하고계시는것 같은데요.재혁씨랑 저랑은 말하자면..."
"술한잔 하지"
굳어있었던 재혁이 석준에게 꺼낸 첫마디였다..휘진은 둘을 번갈아가며 쳐다볼뿐
무슨말도 할수 없었다..어라?둘이 아는사이야?여자?재혁의 여자를 저자식도 안단
말이야?왜이렇게 꼬였지?근데....심상치 않다.....갑자기 실장은 휘진을 노려보다가
재혁의 얼굴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또 다시 얘기했다.
"너 내가 이주먹으로 니면상 손 봐주지 않는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해라.내눈앞에
다신 나타니지마"
그리고는 휘진의 가는팔을 붙잡고 가려하자 휘진이 뿌리쳤다.하지만 실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휘진의 팔을 잡았다.순간 석준의 눈에서 물방울같은걸 발견한 휘진은 그대로
마음의 동요를 느껴서 였을까 아무말 않고 실장의 뒤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