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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여행기 - 33. 슈퍼마켓의 인연

정현우 |2007.08.11 23:19
조회 26 |추천 0
 


 

 


 

 

 

 

현우

Quebec City는 유럽 분위기를 풍기는 고풍스러운 캐나다의 도시란 것 이외에는 별로 매력 적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무리지어 다니는 관광객들과 관광객을 상대하는 데 도가 트인 이 곳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사람 냄새를 맡기 힘들었다. 그 끈적 끈적한 뭔가가 없다.

 

 

 

 


 

 

 

 

Montreal로 향하기로 했다. ‘Montreal을 향해 달리다 적당한 곳에 텐트를 치고 자자’가 그날의 계획이었다. 관광객이 득실거려 매력이 없다고 말은 뱉었으나 우리 역시 관광객. 도시 곳곳에 우리를 유혹하는 손길을 뿌리치기 힘들다. 어느 사이 우리는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 관광지를 돌고 있었다.

 

 

 

 

 

 

 

 

 

 

관광지에서 빠져나와 진짜 퀘벡꾸아들이 살고 있는 Quebec City 시내를 정우와 누볐다. 그러나 해는 이미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우리는 잘 자리를 찾아 나서야 했다.

 

 

 

 

 

 

 

 

 

 

무작정 성당을 찾아가 문을 두드려 보았으나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시내를 벗어나니 영어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배는 고프고 잠 잘 곳도 구하지 못했고 비는 맞아서 춥고. 더 답답한 것은 우리가 어디로 페달을 밟아 왔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불어시험을 100점을 늘 맞아 줬던 나다. 불어도 배웠다는 놈이 한마디도 못한다며 놀리는 정우가 얄미워 말을 건내 보았다. 봉주르! 문제는 난 올바른 발음으로 읽지도 말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봉주르...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이제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도움을 얻었던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어떤 계획도 없고 어디를 가야지 하는 목적지도 없고, 생각 없이 무조건 동쪽으로 가자던 우리에게 이상하리라 만큼 좋은 일들만 일어났다. 어쩌면 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런 날이 이제까지 우리를 피해갔다는 사실에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배는 고팠지만 그리고 잠자리도 없었지만 우리는 행복했다. 언덕 밑, 강가의 저녁노을이 우리를 부르는 것 같다. 이정도의 육체적 고통으로는 우리의 낭만을 막을 수 없다. 정우와 난 강가를 향해 노을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저 풀밭이 우리의 잠자리이고, 공원의 벤치가 우리의 침대이다. 싸구려 빵도, 가방속의 초코바도 충분히 우리의 저녁거리가 될 수 있다.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해는 이미 졌다.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슈퍼마켓 하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빵과 상추와 햄을 저녁 샌드위치로 거리로 샀다. 비에 젖었기 때문인지 밤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무척 차져 우리는 슈퍼 안에서 먹어도 되겠냐는 허락을 받기로 하였다. 가위바위보.

 

 

 

 

 


 

 

 

 

 

Supervisor로 보이는 여자에게 가서 물었더니 직접 자리까지 마련해 주면서 따뜻한 곳에서 먹고 가라고 배려를 해준다. 물도 떠다 주었다. 물이라고 해봐야 수돗물이지만...

 

 

 

 

 

 

 

 

 

 

마감시간 때가 다 되어서 그런지 할일이 없는 점원들은 우리 주위에 모여들어 알아듣기 힘든 영어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피터와 미모의 법대생 니콜. 또 다른 미모의 관리자 이사벨은 자신들이 짧은 영어로 떠듬떠듬 이야기를 하고 질문을 한다는 것에 상당히 흡족해 하고 있었다. 물어본 것에 답을 해줘도 우리가 답하고 있는 도중 다른 질문을 하곤 하였다.

 

 

 

 

 


 

 

 

 

 

우리는 그들의 친절이 고마워 슈퍼마켓 마감일을 도와주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진열된 과일과 야채를 walking freezer 안에 넣고 냉장고에 넣고 매장안의 냉장고 등 끄는 것을 도와주었다. 일을 하고 있는 정우에게 이사벨이 와서 전화를 받아보라고 한다. 뭔 소리야? 전화 올 때가 어디 있다고...
 

 

 

 


 

 

 

 

 

정우가 조금 있다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왔다. “현우. 이사벨 남자친구가 내일 우리더러 자기 집에 와서 자래. 자기는 6년 동안 자전거로 세계일주 했다면서 와서 맥주나 한잔 하자고 그러네. 신기하게 또 일이 이렇게 풀리냐...”

 

 

 

 

 

 

 

 

 

 

이사벨과는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역시 미모의 니콜은 남자친구가 데리러 왔다. 역시... 피터는 우리를 공원의 텐트치기 좋은 장소를 안내하여 준다며 앞장서 걸었다.

 

 

 

 

 

 

 

 

내가 알기로 캐나다 대부분의 주는 지정된 장소 이외에 텐트를 치지 못하는 법이 있지만, 여행을 하며 알게 된 것은 경찰들도 안목이란 것이 있는 지라 여행자 같아 보이는 우리들에게는 상당히 호의 적이다. 텐트를 봐도 그냥 지나치거나 기껏해야 내일 부터는 치지 마세요 정도?

 

 

 

 

 

 

 

 

 

 

피터와 헤어진 후 우리는 공원의 조용하고 아늑한 곳에 짐을 풀고 텐트를 쳤다. 물통의 물로 대충 양치질을 하고 자려는데 누군가 가로등 밑에서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 덩치가 무척 큰 그 남자는, 그 큰 덩치를 얇은 가로등 뒤에 숨기고 머리만 빼꼼하게 빼서 우리를 훔쳐보고 있었다. 좀 모자란 사람인가?

12시가 넘어 우린 몹시 피곤하여 자려고 했으나 그 남자는 떠날 줄 모르고 우릴 계속 훔쳐보고 있다. 자고 있는 우릴 덮친다면 큰 낭패기에 우린 그 남자가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바보 여행기 - 34. 돌+아이 S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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