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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이영주 |2007.08.19 21:43
조회 52 |추천 0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감독 정윤수출연 엄정화(서유나), 박용우(정민재), 이동건(박영준)개봉 2007 한국, 116분평점

기억에 남는 명대사없다... ㅡㅡ;;눈에 띄는 캐릭터없다... ㅡㅡ;;

뭐, 별 기대않고 보았으니 실망할 일도 없었다.

그다지 이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늦지도 않은 밤 시간, 영화 보러 가자는 제의에 일행이 흔쾌히 OK 해주셔서 극장에 간 거였고, 기다리지 않을 수 있는 영화를 고른 것이었고, 그래서 두시간 동안 심심풀이 땅콩 노릇했으면 그게 다인 영화였다.

그래도 영화를 봤으니 뭐라뭐라 몇 자 끄적여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 그러나 뭐라 토 달기도 머쓱해서 대략 난감.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냐? ㅡㅡ;;

 

반질반질 윤이 나는, 그러나 공허한 연애담

 

끄적거리길 포기하고 허전한 마음 달래려 맥주를 마시는데 케이블에서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한다.

그래, 그랬어. 의 엄정화를 보면서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다 싶었어. 에서도 귀엽고 도발적인 연희를 분했지.

아... 그러나 의 유나와 의 연희가 엄정화라는 배우가 가진 장기를 충분히 뽑아내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색깔을 띠고 있는 것만큼이나 과 은 결혼과 연애라는 공통의 소재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깊이를 가지고 있다.

은 결혼과 연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생각이 아예 없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부부였던 유나와 민재, 소여와 영준이 한날한시에 상대 부부의 배우자에게 꽂히게 되는 것도, 그래서 결국 네 명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어 연애의 숨막힐 듯한 긴장과 황홀을 덜어낸 생활인 결혼의 남루함을 인식하게 되는 것도, 결국은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던 의 연희와는 달리 '애인이랑 마누라랑 같이 물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할래?'라는 유치뽕짝 시츄에이션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것도, 도대체 공감가는 구석이 한 군데도 없다.

패션 코디네이터라는 직업 덕에 남의 것 빌려입든 재력이 있어서 마음껏 사서 입든, 반질반질 윤이 나는 옷과 악세사리로 치장한 배우들은 그저 반질반질 윤이 나는, 캡쳐해서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쓰면 딱이겠다 싶은 장면만을 연출해줄 뿐이다.

그래서 간혹 짜릿하지만 허공에 뜬 신기루같은 연애와 지지리궁상인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진지한 모습의 유나에게 살짝 감정이입이 되려고 하다가도, "당신은 가진 게 많아서 사랑에 모든 걸 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가진 게 없어서 그게 안 된다"는 민재의 안쓰러운 고백에 살짝 뭉클해지려 하다가도, 반질거리는 화면의 화려한 빛깔에 그깟 감정 따위는 숨쉴 공간조차 얻지 못하고 스러져 버릴 뿐이다.

과 한핏줄영화라면 차라리 정도가 딱이련만 자꾸 과 비교하게 되는 건, 단지 영화 본 뒤 맥주 마시며 켜 놓은 텔레비전에서 을 보여줬다는 이유밖에 없다. 하지만 자꾸 비교가 되는 걸 어찌 하랴.

의 연희가 속물스럽지만 솔직한 연애와 결혼에 관한 신념(?)을 설파한 데 비해, 의 준영이 책임은 지기 싫지만 내연남으로 살기도 싫은 비겁함을 솔직히 드러낸 데 비해, 의 유나를 비롯한 네 인물은 감정에 대해서도, 현실에 대처하는 처세에 대해서도 솔직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어정쩡한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겠지.

그래도 이 용서가 되는 건, 결혼과 연애에 대해 심각하게 따져볼 생각은 아예 없었다는 듯 명품으로 치장한 네 인물의 화려한 옷차림과 그들이 빠져드는 연애의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해주시는, 그래서 곱디고운 화면에만 공을 들여주시는, 연출의 솔직함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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