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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보며,GOP(General Out Post)

김성환 |2007.08.29 04:21
조회 78 |추천 0

- 돌이켜보며,,

 

GOP(General Out Post)에서 8월말까지 근무 하다가 이제

 

FEBA(Forward Edge of Battle Area)로 철수했다.

 

참 돌이켜보면 힘들고 뜻깊은 시간이였다.

 

DMZ(DeMilitalized Zone)를 끼고 있는 GOP는 자연 그 자체이다.

 

난생 처음 보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동식물들이 기억에 난다.

 

처음 자대를 갔을때 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추위에 더불어

 

근무지가 강가였던 나에게는 그 추위를 더 해주는 차가운 강바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과 발등에 이미 동상을 입은 사람들을 통해

 

GOP는 그곳이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처음부터 나에게 보여

 

주었다. 영하20도에 체감온도 영하30도,, 게다가 GOP특성상

 

그런 추위와 함께 하루 많이자야 5시간,, 그것도 2,3시간으로 나누

 

어 자야하는 잠은 몇번이고 다 떄려치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떠오르게 했다. 하루,, 하루,, 근무가 끝나고 막사로 복귀할떄

 

마다 '오늘도 살았다 ㅎㅎ'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루 근무시간

 

11~14시간,, 거기에 남는 시간에는 간간히 작업들을 하고 밥먹고

 

씻고 하다보면 하루에 2시간 2시간씩 끊어서 자는 날도 허다했다.

 

실탄과 수류탄휴대란 점은 나를 또한 긴장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북한군은 나로부터 3km지점,, 아무것도 가로막는게 없는 GOP에선

 

3km라는 거리는 너무나도 짧아보이는 거리였다. 가끔씩 GP로의

 

도발 사격은 나에게 우리나라가 '종전'상태가 아닌 '휴전'상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휴가도 맘대로 못나가고

 

외박 외출 면회 일절 없다. 비번도 기껏해야 한달에 한번정도

 

잡힌다. GOP는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내려 갈수 있다.

 

실제로 내려간 사람도 몇되고 안 올라온 사람도 있기 떄문에

 

근무가 힘들떄마다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자존심과 오기가 포기라는 생각을

 

뭉개고 끝까지 힘내서 지금까지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한 초소에는 사수와 부사수 단 두명만이 들어간다. 사수와 부사수는

 

서로 살아온 인생이나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도 하루 평균 12시간을 근무서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금방 할 얘기가 없어지고 만다. 그래서 GOP에 있으면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한다. 태어나서부터 군대오기 전까지 모든

 

기억과 추억을 몇번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

 

감정, 인간관계등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재정립한다.

 

머리속의 많은 것이 정리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

 

보고 좀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겨울에는 강 위에 새기러기들이 몇만마리가 떠있다. 날이 밝아 올

 

때쯤 한마리가 날아오르면 몇만마리의 새가 한꺼번에 날아오른다.

 

시끄러운 소리와함께 하늘을 검은색으로 뒤덮은채 몇분동안 새들은

 

이동을 하고 밤이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봄이 되고 산이

 

푸릇푸릇 해질무렵 북한에서 산불을 놓았다. 난생 처음 몇일동안

 

여러 산을 넘어다니며 산을 홀라당 태어먹고 다니는 거대한 산불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맞불 작전과, 군용 소방차로 불을 끄고 밤에는

 

하늘을 날라다니는 신호탄들,, 그렇게 4월이 지나가고 5월에는

 

5월이란게 믿기지 않도록 춥다가 6월 3일 36도를 찍으며 엄청난 더

 

위가 시작된다.

 

그나마 강가라서 바람이 불어서 살만했던 나의 근무지..

 

뽑아도 뽑아도 계속 자라는 제초 작업과 하루종일 온몸에 흐르는

 

땀들... 초소를 들어가려면 수백개의 계단과 높은 산을 타야해서

 

정말 매일매일 땀으로 가득히 샤워를 하곤했다.

 

장마기간에는 비가내려서 A형을 섰다. 6시간 맞교대로 많은 초소를

 

점령하는 A형은 비번자도 나오지않고 하루 12시간 근무에 초소이동

 

거리가 짧아 시간이 너무 안가서 더욱 지겨웠다. 이번 장마는

 

북한에는 홍수일으켰고 너무 높아진 수위떔에 침수당할까봐

 

한때는 철수직전까지 갔었다. 그리고 높은 수위와 함께 나는

 

난생 처음 시체를 보았다. 북한에서 홍수가나 400명정도가 죽었다

 

한다. 총 11구의 시체가 떠내려 왔다. 몸은 퉁퉁불고 옷은 찟겨져

 

나가고 온몸엔 멍과 피자국이 묻은 시체들.. 성인, 어린아이, 아기

 

시체까지 다 떠내려 왔다. 시체를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속으로 조용히 불쌍한 그들에게 편안히 저 세상으로 가기를 바라며

 

명복을 빌었다. 길고 힘들었던 장마가 드디어 끝나고 결국에는

 

철수를 했다. GOP...그곳에서의 시간들은 참으로 힘들고 뜻깊었던

 

시간이였던 것 같다. 자존심과 오기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 손으로 지킨다는 생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전작전을

 

수행하였다. 그곳에서의 기억,, 앞으로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힘이 될 것이고 자랑스러운 기억이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는 FEBA생활이다. 그곳에서도 그곳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군생활이란게 여러모로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다. 단점도 많지만 하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지내면 그곳에서는 정말 배울수 있는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8개월 했으니 16개월 정도 남은 군생활... 열심히 건강하게 마치고

 

제대해서 정말 인생 최선을 다해서 즐기며 살아 갈 것이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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