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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oad

이정은 |2007.08.31 01:48
조회 33 |추천 0


목표로 내딛은 무언가가 있었다

확실하다고 믿었던 어리석은 날들이

스산한 웃음속에 얼굴을 붉게한다

 

불투명하고, 건조해 손에 잡히지 않았으며 막연했다

새벽의 호숫가 차가운 입김으로 가득찬 차창앞으로

또 다시 뿌연 안개가 드리워지는 듯이

그렇게 답답하고 막막한 생활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며 지냈다

자신의 눈이 나쁘다는 걸 모르는 아이처럼

내게 안경이 주어졌을 때는 소스라치게 놀랐지

 

분명하게 보이는 세상을 보면서

'내가 보는 세상은 윤곽에 불과했구나'

안경을 만나 성장해서 윤곽의 끝을 만져보았을 때

나는 알았다

결코 쉬운 것은 없다는 걸

 

뭉뚝한 듯 보여 손을 갖다대면

어김없이 베어버리는 거다

피가 났을때야 뒤늦게 깨닫는다

후끈하고 욱신거리는 쓰라림이 엄습해올때

결코 세상은 쉽지 않다, 라고 온몸으로 느낀다

 

걷고 또 걸었던 목표에게로의 여행에서 난

지도에서 벗어난 황무지를 한참이나 헤메고 있었다

 

목표를 정한 날부터

그 후로 1mm도 옮겨가지 못했다

 

잘못된 곳을 향해 가고있었고

잘못된 길을 택해 걷고있었다

 

이제야 알았다, 라고는 말하지 못한다

다만 나는 황무지에서 지도를 주웠다

 

처음부터 제 길을 간 사람은 없었을 거다

황무지를 걷고 또 걸으면서

목이 마르고 다리가 아파 얼굴을 찌푸리며

주저앉았을 때 바람에 날리려하는 지도가 보이는거다

그 지도를 줍지 않은 사람은 다시 또 황무지를 걸을테고

손을 뻗어 지도를 주운 사람에게는 길이 주어질거다

 

내가 주운 지도에는 수많은 것이 있었다

자음이나 모음의 결합따위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마음으로 와닿는 많은 것들이

지친 육신과 뒤쳐진 사고들을 끌어왔다

발가락에 치이는 돌부리같이 아픈 장애물들이

앞으로도 많을 것을 알았다

 

돌부리가 무서워 제 길을 걷지 못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황무지를 건너 돌부리를 지나 제 길을 걸었을 때

내 목표점에 있는 것은 그 아무도 모른다

 

과거의 시간이 내 손목을 잡았고

황무지의 먼지가 가득 낀 뻑뻑한 두눈을 꿈뻑거린다

한차례 눈물을 흘려내고 과거를 뿌리쳐낸 뒤

나는 내 길을 찾는다

 

간다,

헛것으로 보낸 시간들을 뒤로하고

잘못된 여행을 묻어둔 채

이제 간다.

어디엔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을 새로운 지도를 찾아서

 

 

 

 

 

2007 08.3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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