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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막내동생

사과 |2003.02.13 15:58
조회 635 |추천 0

1. 내 동생의 피부색

내 밑으로는 두 명의 여동생이 있다.

그렇다... 우리집은 딸만 셋인 딸부자집이다.

그 외... 딸이 셋이면 막내딸이 제일 이쁘다지 않던가?

그랬다. 막내딸은 이쁘다.

-_- 하지만... 우리 막내가 태어나 우리 집에 처음 온 날... 난 무척 놀랬다...

애가... 애가... 무지무지 까맸다...;;;

너무 놀라서 몰래 가제손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서 얼굴을 슬쩍 닦아보았다.

-_- 너무나도 당연히... 그대로였다...;;;;

나중에 들으니까 아기들은 처음 태어나면 주름도 많고 얼굴도 붉거나 검다고 했다.

자라면서 뽀얗게 젖살이 올라오는 거라고. 그러면 예뻐진다고 했다.

난 그 말을 믿었다. 정말 믿었다~!!!!

왜냐면... -_-;; 증거물로 내 생후 10일 쯤의 사진과 돌사진이 제시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녀석... 그 까만 얼굴이 조금 엷어지는가 싶더니...

까무잡잡한 얼굴 그대로 젖살이 오르는 거다...;;

-_- 내 동상은 올해로 꽃다운 14살... 아직도 까무잡잡한 얼굴이다.

 

2. 내 동생의 식성

내 동생과 나는 자그마치 9살이나 차이가 난다.

-_-;; 이쯤에서 내 나이 알았겠지...;;

아무튼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다.

이미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라면을 시작하여 왠만한 집안일을 거들던

막일 잘하는 시골소녀 타입이었기 때문에 애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애 보는게 귀찮았냐고? 아니다. 절대 아니었다. 난 내 막내동생이 너무나 귀여웠다.

그래봐야 모두 모유만을 고집하신 어머니 덕에 우유병을 들고 다닐 일은 없었다.

그저 기저귀 갈고, 기저귀 빨고, 옷을 갈아입히거나, 틈나는 대로 베이비 파우더를

살집 사이 골고루 발라주고, 업어주고, 안아주고 하는게 다였다.

먹이는 것과 목욕 시키는 것 외에는 거의 내가 다 했다.

그래도 그게 힘들지 않아서 잘때도 막내 옆에서 웅크리고 잤다...;;

그러다 드디어 동생이 젖을 뗄 때가 다가왔다. 분유나 우유를 먹이다 이유를 할 생각이었는데...

-_-;; 이녀석이 도통 분유나 우유는 먹지 않는 것이었다...;;

일부러 배를 고프게 하면 분유를 먹지 않을까 해서 하루 종일 굶겼던 날엔,

배고파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어대는 막내가 너무 안쓰러워 몰래 보리차를 먹이다

할머니에게 들켜서 무지 많이 맞았다.

나는 그게 억울한 나머지 시위하느라 막내랑 같이 굶고 잠들었다.

다음 날 엄마가 분유를 먹이려고 시도했으나... 이넘이 고무 젖꼭지를 입에 넣지도 않는 것이었다.

더 이상은 굶길 수가 없었기에... 결국 엄마는 분유 먹이는 것을 포기하고 잘 나오지도 않는

모유를 조금이라도 더 먹이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학원에 가기 위해서 대강 장조림 간장에 밥을 비벼먹고 있던 나를 본 막내는

자신을 예뻐해주는 나를 보자 엉금엉금 기어와서는 무릎에 매달려 내가 먹는 걸 유심히 쳐다봤다.

혹시나 해서 밥알을 잘 씹은 다음에 입에 넣어주니... 잘 먹는 것이었다~~!!

다시 꼭꼭 씹어서 넣어주고, 또 씹어서 넣어주고, 씹어서 넣어주고... 하다가 학원에 지각했다...;;

학원에 다녀온뒤 저녁에 장조림 간장에 밥을 비벼서 밥알을 마구 이겼다.

거의 죽수준으로 마구 이긴 다음에 조금 떠서 막내의 입에 갖다대봤다.

막내는 낮에 먹어봤던 걸 기억했는지 순순히 입을 열고는 나름대로 잇몸으로 오물거렸다.

이 모습을 본 식구들은 더 이상 분유나 모유를 먹이지 않아도 되겠다며 좋아했다.

-_- 그러나... 이후로 나는 막내의 식사담당이 되서 매 끼니마다 팔이 결릴 정도로 밥알을 이겼다...

 

3. 내 동생의 몸매

이만하면 알겠지만 난 막내를 무척이나 예뻐했다.

막내가 목욕을 끝내고 나면 온 몸에 베이비 오일을 발라준다.

끈적이는 느낌이 없어질때까지 잘 마사지 해주고 나면 다시 베이비 파우더를 발라준다.

아기들은 살집이 많아서 살틈새 틈새마다 골고루... 많이 발라줘야 한다.

그러고나면 아기를 재워야 한다.

재우는 방법은 아기들의 특성에 따라 맞춰줘야 한다.

막내는... 주물러 줘야 했다.

-_- 지가 무슨 지긋지긋한 관절염 환자도 아닌데 매일 이녀석을 주물러 대야만 했다.

그것도 주무르면서...

"에구, 우리 애기 키큰다, 키커~! 쭈쭈쭈쭈~~!!"

이런 소릴 하면 무진장 좋아하면서 헤벌쭉~ 웃곤 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코오~ 하고 잠들고... 재우고나면 뿌듯한 기분으로...

-_-;; 나도 옆에서 잠들어버리곤 했다.

시간이 지나 이녀석이 커가면서 점점 기어다니기도 했다.

좀 더 지나니까 뭔가를 짚고 일어서기도 했지만... -_-;; 주저앉았다...

더 지나니까 걷기 시작했다.

오오... 아기가 걷기 시작하는 것만큼 감동적인 일이 있을까?

이런 소리 하면 아줌마 같다고 할지 모르지만, 눈으로 직접 보라...

눈물이 절로 난다.

아기가 걷기 시작한 뒤로도 집안에서 걸음마 연습을 하는 것 외에는 집 밖에서는 절대로 걷게하지 않았다.

집안은 평평한 나무마루나 장판이 깔려 있지만, 외부는 울퉁불퉁한 노면이기 때문에 함부로 돌아다니다 넘어지는 것도 겁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잘못된 보행 습관을 가져서 내 다리처럼 휘거나 하는 것도 바라지 않아서 업지도 않고, 팔이 아파도 꼭 안고만 다녔다.

그 결과... 현재 내동생은 상반신과 하반신이 황금비율인 3:7이 되었다.

다리도 모델처럼 일자로 쫘악~ 뻗었다.

-_-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키가... 키가... 150cm에서 현재 정지 상태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더 자라면 모델이라도 시켜볼까 생각중이다.

*^^* 히힛,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내 동생 정말로 귀엽게 생겼당.


4. 내 동생의 언행

얼마전 설 연휴에 집에 내려가서 오래간만에 가족들을 봤다.

둘째는 나름대로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막내랑 둘이서만 시내로 외식을 하러 다녀오던 길에 나눈 대화다.

동생 : 언니, 집에 물 틀어놨어?

나 : 물? 물은 왜 틀어놔?

동생 : 오늘 날씨 춥잖아. 수도 얼면 어떡해.

나 : (나름대로 집 생각을 하는 동생이 기특했다)

동생 : 오늘 학교 갔는데, 학교 화장실 물이 얼어서 안내려 가는 거 있지.

나 : 그래? 그럼 볼일 못 봤겠네?

동생 : 아니, 그래서 대학교 화장실에 가서 볼일 보고 왔어.

(참고로 동생네 학교는 여중, 여고, 여대가 한 재단, 한 부지안에 다 몰려 있음)

나 : 그래? 멀어서 힘들었겠네...

동생 : 근데 말야, 우리 학교 화장실에 가보니까 다 누가 대변을 보고 다 물을 안내렸더라고.

나 : 안내린게 아니라, 못 내렸겠지.

동생 : 그래서 내가 열 받아서 그랬어.
       "어떤 놈의 가시나가 칸칸마다 일을 나눠서 봤디야~!"

나 : -_-;; 아하하하하...

 

어릴 때, 기생충 생겨서 밤마다 항문이 가렵다며 울면서 나를 깨우고, 바퀴벌레가 무섭고 더럽다며 내 다리에 매달려서 엉엉 울고, 자고 있으면 내 방에 조용히 들어와서 팔 한짝을 데려다가 베고 자던 동생이... 참 많이도 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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