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고.
불과 27년 전 이 나라 이 땅에서 일어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로 만든 '화려한 휴가'
요즘 나라 안에서 심형래가 어떻느니 '디워'가 어떻느니 말들이 많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한번쯤은 꼭 봐야할 그런 영화라고 생각된다.
전설 속의 이무기가 외국땅에 나타나든, 영구가 충무로에서 300억을 끌어다가 2억이면 만들 영화를 만들었든...어찌되었든간에 '디워'는 그림이고 허구다.
반면 '화려한 휴가'는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이고 어머니들의 발자취이다.
즉 '디워'와 '화려한 휴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
'화려한 휴가'에서 내가 가장 슬펐던 장면은 형인 민우(김상경)가 동생 진우(이준기)의 죽음을 보고 오열하는 장면이었다.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인 민우는 평범한 택시기사에서 시민군의 전사(?)가 된다.
역시 형제란...난 그 장면을 보면서 참 우리형 생각이 많이 났다.
물론 '뭐하냐'라는 형의 문자가 오기도 했지만...음...
우리 형제가 당시에 살았다면 당연히 난 시위에 참가해서 또 어설픈 대장이 되려 할테고 형은 아마도 이성적으로 날 말릴것이다.
그게 평생을 아니 죽어서까지도 형이라는 이름으로, 장남이라는 짐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형'들의 몫일테니까....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참 부끄러웠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
내가 02학번이니까 80학번과는 22살 차이다.
그럼 지금 47살의 어른들은 대학생으로 시위에 참가 했다는것인데 겨우 27년 밖에 지나지 않은 저런 후진국적이고 슬픈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물론 주입식 교육이니 어쩌니 해서 국사책의 근현대사 부분 진도를 나가지 못해 배우지 못했단 핑계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가 잊어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2007년 6월 25일 조선일보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6.25 전쟁은 몇년도에 일어났으며 북침인가 남침인가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벌였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년도를 알지 못했고 북침에 이어 미국이 먼저 들어갔다느니 하는 소설도 나왔다.
이 글을 읽는 몇 안되는 내 지인들은 정확히 알기 바란다.
나도 국사를 잘 모르지만 딱 세가지는 안다.
1592년 임진왜란
1945년 광복
1950년 6.25 전쟁(당연히 남침이다.)
그리고 오늘 하나 더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이렇게 어렵게 우리 조상들이 일궈놓은 대한민국이고 민주주의이다.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져 지금 이만큼 잘 먹고 잘 사는게 아니란 말이다.
우리의 조상들에게 고마워 하자. 존경하고 경의를 표하자.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제대로 똑똑히 알려주고 교육하자.
애국이니 민족이니 하는 말들이 구시대적이고 유치하게 인식이 되는 지금의 작태라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알아야 하는 것은 똑바로 알자.
대한민국은 이래서 안된다느니 외국 깡패들한테 납치된 무고한 아국민들을 그냥 죽이라고 이메일 같은 거 보내지 말고 말이다.
실로 이들의 용기는 얼마나 대단한것인가.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렇게 총알이 빗발치고 누군가 나를 향해 총을 쏘는데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이다.
빈 허공에 총을 쏘더라도 손에 땀이나기 마련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텅빈 거리를 누비며 울음섞인 목소리로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외치던 신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