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날의 거침없는 독주가 한창이다.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가 끝난 현재 전승, 16득점 5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런던 '라이벌' 첼시와 승점 동률을 이루지만 골득실에서 크게 앞서고 있으니 분명 독보적인 질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발적인 득점력 또한 한, 두 선수에 치중되지 않으며 레예스, 앙리, 베르캄프, 피레스 등 공격진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다. 당분간 잉글랜드에서 아스날 천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시즌 무패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들어지게 장식했으니, 벵거 감독의 최종 목표는 잉글랜드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감히 예상한다. 벵거 감독은 여전히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주시하고 있다. 아스날의 파죽지세가 챔피언스리그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다.
흥미진진한 아스날 스타일
흠 잡을 데 없다.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에버튼 전 4-1. 완벽한 승리를 엮었고, 고비였던 미들스브로와의 경기는 1-3 상황에서 5-3의 환상적인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특히 미들스브로전은 아스날의 진수를 재확인한 경기. 아스날은 내내 주도권을 쥐고 상대를 조이지만 수비에서의 실책과 맞물려 1-2, 이후 종종 실수를 범하는 레만 골키퍼의 위치선정 미흡으로 1-3. 제아무리 강팀이라 할지라도 작은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되면 초조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스날은 그 이상으로 강했다. 베르캄프가 재능을 십분 발휘, 손쉽게 추격골을 터뜨리고 피레스, 레예스, 앙리가 제몫을 다하며 득점과 어시스트를 연타. 결국 파상공격으로 대역전승을 거둔다.
25일 블랙번 전. 팀 옐로우, 레드카드 도합 13개로 프리미어리그 전체 1위인 거친 상대. 블랙번은 진용을 한 단계 뒤로 갖추며 선수비 전략을 표면적으로 나타낸다. 블랙번은 파울 횟수와 상관 없이 초반부터 거친 플레이로 일관하고, 빠른 압박으로 나름의 짜임새를 선보이며 아스날의 발을 무디게 하려 하지만 역부족. 거칠 것 없는 아스날은 파상공격으로 3-0 승. '약체' 노르위치 전 역시 예상대로 4-1 승.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록상으로 보나 객관적인 전력을 냉철하게 평해도 잉글랜드에서 한 단계 위에 있는 팀임에 틀림없다. 프레싱, 스피드, 팀웍까지 최강이다. 아스날 특유의 컬러 스피드. 개인 면면을 살펴봐도 발이 느린 선수는 찾을 수 없다. 느리면 아스날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현대축구의 기본인 압박과 스피드 최고 수준이다.
그 어느 팀보다 젊은 선수가 많기로 유명한 아스날. 젊은 선수들의 넘치는 체력과 의욕적인 플레이는 압박의 기초적 바탕이 된다. 실제로 '특별한 존재' 베르캄프를 제외하곤 모든 선수들은 타이트한 프레싱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다. 어쩌면 젊은 선수들을 선호하는 벵거 감독의 비책일지 모른다.
아스날은 유럽 최고의 공격력을 지녔다. 스피드를 바탕으로 스루패스를 자유자재로 엮어 한번에 좋은 찬스를 만들기 보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무엇보다 공격진이 슛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있어 끊고 맺음이 분명하다. 공격루트를 특정화 하지 않고 다양화 해 그야말로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시작될지 예측 불가능하다.
개성 강한 선수들로 이뤄진 다국적 팀을 하나로 만드는 전술적 유연성도 돋보이는 점. 공격의 최종점 골을 넣은 후 전원이 한데 모여 어우러지는 골 세레머니. 아스날의 탄탄한 팀웍을 매우 잘 방증한다.
스페인 발 영건 레예스와 파브레가스
아스날이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스페인의 두 차세대 유망주를 불러들였다. 각종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세비야 진주'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와 스페인 17세 이하 대표팀 플레이메이커이며 명가 바르셀로나의 최고 유망주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전격 영입하는데 성공한다.
아스날은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앙리에게 집중되는 공격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유럽이 주목하는 레예스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은 이미 지나갔기에 중요치 않다. 그리고 현재, 레예스는 대다수 매체, 전문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완벽에 가까운 적응력을 보이며 아스날의 영건으로 추앙받고 있다.
레예스가 꾸준히 득점을 터뜨리고 발이 빨라 상대로부터 앙리가 보다 자유로워 진다. 위에서도 말한 득점루트 다각화의 한 축이다. 또한 아스날에게는 부족한 왼발 자원으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레예스의 경우 아스날 팬들 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팬들이 주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세를 탔지만 파브레가스는 깜짝 활약이다. 지난날의 커리어는 제쳐두고 아스날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을 터인데 벌써 4경기를 모두 소화, 벵거 감독의 진주 발굴 능력에 또 한번 찬사를 보내야 할 듯 싶다.
특히 이 17세 소년은 파트릭 비에이라, 솔 캠벨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로 아스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볼배급과 공격적인 능력까지 맘껏 표출, 비에이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 두 명에게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중량급 선수들의 그것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기량이 돋보이는 두 선수들은 분명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다.
벵거 감독은 파브레가스를 비롯, 질베르투 실바의 중용과 중앙수비수 저스틴 호이트, 저메인 페넌트의 테스트 등으로 신예선수들에 경험과 기량을 뽐낼 기회를 제공한다. 수비 자원 부족에 허덕여 매번 고배를 마신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겠다는 의중일 것이다.
문제는 '수비'
강호 아스날에게 문제가 있다면 역시 수비를 들 수 있다. 여러 문제가 잔재해 있다. 4백 라인의 두텁지 않은 선수층과 공세 직후 상대의 역습을 쉽게 허용하는 점, 종종 실수로 빈축을 사는 레만 골키퍼 역시 풀어야 할 숙제.
파스칼 시강과 콜로 투레가 중앙, 애슐리 콜과 로렌이 좌우에 선다. 솔 캠벨이 출장할 경우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크게 달라질 것 없다는 게 냉혹한 평가다. 문제인 즉 활용 자원이 부족하다. 시강은 유럽 정상권 클럽과의 대결시 부족함이 역력하다. 로렌을 풀백으로 내세우는 것도 선수층이 얇다는 데 한 몫하는 대목.
이상적인 선수 구성은 좌우에 애슐리 콜, 콜로 투레를 세우고 솔 캠벨과 어울리는 중앙수비수를 세워야 한다. 일단 신예 저스틴 호이트가 벵거의 시야에 들었지만 전체 수비라인이 두텁지 못한 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덧붙이면 자국리그, 챔피언스리그까지 강행군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만치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우승하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시급하다.
두 번째, 역습에 약한 상황. 아스날은 공격 성향이 강하며 또 대다수가 그러한 선수들로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공세 직후 수세 시 상대의 빠른 역습을 막을 도리가 없다. 이는 미드필드가 두터운 스페인 클럽들을 상대로 여러 약점을 노출한 바 있는 과거의 경기들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아스날이 아스날을 상대한다는 가정을 내리면 상대의 빠른 발을 묶지 못해 패배를 자초할 것이다.
현대축구에서 수비력이란 골키퍼+수비진+수비형 미드필더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실속있는 선수를 보유하는 게 일차적이다. 전체적인 압박과 뛰어난 조직력은 그 다음 나와야 할 얘기. 결국 정상급 선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한 몫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비에이라와 콤비를 이룰 수비형 미드필더 활용 자원으로 질베르투 실바와 파브레가스가 합류,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 역시 아쉬웠기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강력한 공격만으로는 한번의 실수로 운명을 달리하는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대회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결국, 아스날이 수비 문제를 풀 때 '숙원'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지름길은 서서히 보일 것이다.
- 배문수 독자 편집위원 (FOOTBALL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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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OTBALL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