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무너무 막막해서.......몇자 적어봅니다.
(좀 길어질 것 같으니, 읽기 싫으신 분들은 그냥 패스~!)
저희 아버지는 자영업을 하십니다.
오랫동안 하셨지요....그동안 참 고생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태어나자마자 부도 때문에 저희 집안에 빚이 꽤 많은 상태였습니다.
한푼도 없으신 홀홀단신으로, 아버진 빚을 얻어가며 지금의 가게를 시작하셨죠.
열심히 일구어서 그 뒤로 이십년만에 그 빚도 다 갚으시고 처음으로 편안하게 두발 뻗고 주무셨습니다.
그동안 저희들도 힘든 살림에서 부모님께서 어렵게 키워주셨구요.
버는 족족 빚을 갚아야 했기에, 생활비가 한푼도 정말 땡전 한푼도 없으실 때가 수두룩이었대요.
(딸인 제가 어렸을때 묶어줄 머리띠가 없어 고무장갑의 끝부분을 잘라 머리를 묶어주시기도 하고,
어쩌다 한번 수박을 먹으면 그 흰부분으로 생채를 만들어주시기도 하고,
밥 한공기에 두부 한조각도 없이 된장만 풀어서 국으로만 밥을 먹고,
겨울에 난방을 못하고 냉골에서 자서
저희 집안 식구들 모두 몸이 아주 차고 추위를 엄청 많이 타는 체질로 모두 변했죠.)
근데 IMF때부터 굉장히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에 해오신 정성이 있으신지......그 때는 무사히 잘 넘어갔죠.
별다른 재산은 없어도, 밥은 먹고 세금은 내고 새로 사는 물건은 없어도 빚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경기가 너무너무 안좋고 힘든가 봅니다.
아무말 없으셨는데......힘들다 말씀없으시다가.......언제부터 힘들다고 말씀을 하시곤 하시더라구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며칠전에 이번 해 말까지 자영업을 모두 접으시겠답니다.
더 하면 할수록 빚만 자꾸 늘어나고, 적자만 계속 된다고 결심하셨대요.
지금까지 자금을 뺄 수 있는 곳은, 다 빼서 해봤지만 이제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고 하시네요.
청천벽력이었죠.
거기다가 마이너스도 1억이 넘고 은행에 사채로 빌린 빚까지 모두 합하면 이삼억은 된다고 하십니다.
그만두시더라도 빚까지 있다니 너무 먹먹해져 왔습니다.
일이천도 아니고.......억이라니..........앞으로 어떻게 갚습니까.........
거기다가 보증인이 모두 저희 어머님이라고 하십니다. 어머님까지 채무의 의무가 같이 있대요.
지금까지 벌어서 모아놨던 돈......
이년전에 아버님 또 한번 고비가 와서 힘들 때, 전가족이 돈을 모을때 그 때 모두 드렸거든요.
(저희 식구들....모두 탈탈 털었지요.)
그러고 나서 저도 몸이 아파서 퇴직하고......계속 병원비와 치료비를 일년동안 가족들이 내줬어요.
이번해 5월에 다시 취직해서 전 이제 겨우 80만원 모았는데.......
제 나이......스물여덟입니다. 육개월만 지나면 스물아홉이죠.
어머니가 저보고.........지금 당장 결혼한다고 해도 막막하다고 하십니다.
저라도 부지런히 적어도 2~3년은 벌어서 시집가야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네요.
그러면 적어도 서른 셋은 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좋게 잘 모을 경우지요.
회사원월급이 되면 얼마나 되겠어요........백만원 조금 넘지요.
그동안 다달이 집에 삼십만원씩 드렸는데........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요.
말을 그동안 안했는데, 지난 반년동안 아버지가 생활비로 주신 돈은 모두 삼십만원이었대요.
그동안 내색도 전혀 안하시고........얼마나 힘드셨을지........
어제도 장마로 인해 새벽에 일어나서
온 집안식구들이 매달려 물이 역류한거 퍼내고,
펌프 수리하는데 십오만원이 없어서 어머니 생신때 십만원 드린 걸로 해결하시더라구요.
경기가 안좋다......안좋다.......해도
멀쩡한 서민들까지......이렇게 힘든 상황까지 만드는 나라어르신들이 밉기도 하구.......
졸지에 부모님들이 집에서만 지내시게 된 상황에.......
빚만 없으면 어떻게 기운내서 해보겠는데.....빚까지 너무 많이 있고......
.......제 나이까지도 적지 않아서........정말 막막해요.
(이럴때는 제 나이라도 어려서 부모님 결혼걱정 없게 해드리고 싶은 맘이에요.)
어떡해야 하죠? 현명하신 30대 어르신.....조언들을 진심으로 고개숙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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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사에서 들어와서......
조언들을 읽어보기 위해,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의 톡'이 되어 있다니......엄청 대단한 글만 되는 걸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냥 하도 힘들어서......처음으로 올린 글이었는데, 많은 조언들......너무 감사합니다.
(처음 써보는 거라 수정버튼 찾으려고 계속 해멨다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냥 대응책이 영 없는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이런 일을 쓴다는 게, 솔직히 부끄럽고 용기가 안났었는데...
포기하는 심정에서 올린 글에....
자기 일처럼 생각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말이 마음의 위로와 힘이 많이 되더라구요.
요즘에, 저처럼 힘드신 다른 분들도 힘내시구요........
(대신, 8억을 벌게 해준다면서....장문의 문장에 결국 돈을 입금하라는 둥........
여러가지 광고성글을 메일로 보내는 일은 이제 삼가해주세요.) 모두에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