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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2007 고시엔 야구 결승전

김성진 |2007.09.25 19:33
조회 342 |추천 1

최근 국내 주요 구기 스포츠(야구, 축구 등) 종목들의 대학 진학 시스템과 관련된 근본적 문제들이 다시 논쟁의 대상이 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많은데요.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대학 진학만을 최우선으로 한 구기 종목 육성을 해오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방과 후 과외 활동 정도의 범위로서 이것을 운용해 오고 있습니다.


슬램덩크나, H2 등과 같은 일본의 스포츠 만화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중학교 때 이미 도내 에이스급 기량을 갖춘 슬램덩크의 서태웅도 고교 진학의 필수 조건이 농구부 활동이 아니며, 반대로 강백호 같은 초짜도 기질만 있으면 농구부원이 될 수 있는 것이 일본의 고교 스포츠 환경 입니다.

어떻게 보면 취미 생활의 연장(?) 정도이기 때문에.. 철저히 자기가 좋으면 하고 싫으면 하지 않는 그야말로 클럽 활동의 개념(때문에 스탭들도 대부분 자원 봉사자들)로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 존립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죠.

물론.. PL 학원과 같은 전통의 야구 명문들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기 위한 호된 훈련과 경쟁 의식(거의 프로 정신)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학교들도 꽤 많이 있습니디만.. 단지 대학 진학을 위해서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국내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죠.




어느 때 보다도 뜨거운 폭염 속에서 치뤄진.. 이번 제89회 하계 고시엔 대회(2007.8..8~8.22)는 그러한 고시엔의 정신을 또 한번 상기시킨 감동의 드라마 자체였습니다.


먼저 결승에 선착한 학교는 히로시마 대표로 올라온 코료 고교. 한신 타이거즈의 간판 4번 타자 가네모토(한국계)를 비롯하여 마무리 후쿠하라, 그리고 요미우리의 든든한 유격수 니오카 등과 같은 걸출한 스타 선수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이죠.(저런급 학교라도 이번이 40년 만에 결승 진출이라는 것이 바로 고시엔!)


반면에 결승에 오른 또 하나의 팀인 사가현 대표 사가키타 고교는 그야말로 방과후 과외 활동 만으로 팀을 꾸려온 평범 그 자체의 시골 공립 학교로.. 야구부 형편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립 학교라 야구 특례생을 받을 수 없고

      중학교 때 취미로 야구했던 부원 18명이 달랑
         (모두 학업이 우선이라 평일엔 2시간 밖에 훈련 못하고 그나마 시험 기간엔 아예 못함!)

      연습할 구장도 따로 없어서 축구부하고 아웅다웅 하며 운동장 반 쪼개서 연습
         (그나마 라이트 시설 없는 관계로 해떨어지면 전원 귀가! 합숙 같은 것은 하고 싶어도 못함!!)

        그리고 무엇보다 현역 선수 경험이 있는 코치 데려올 예산이 있을리가 없어서 
            단지 야구를 무지 좋아하는 국어 교사가 야구부 코치를 맡은..


저 만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팀이.. 이번 하계 고시엔 결승에 올라간 사가키타 고교인 것입니다!!



이렇게 극과 극을 이루는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난 것도 참 흥미로운 일입니다만, 사가키타 고교는 결승에 올라오는 과정에서 무승부, 재경기까지 치루느라 총 73이닝 소화(역대 고시엔 기록;;)로 이미 그로키 상태였고..

결승전 상대 코료 고교의 에이스 노무라의 살 떨리는 구위 앞에서 속수무책!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 밖에 치지 못한 가운데.. 스코어 보드는 아래와 같은 절망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죠.


팀명 1 2 3 4 5 6 7 8 9     코료 0 2 0 0 0 0 2 0 4 사가키타 0 0 0 0 0 0 0 0










그런데 8회말. 고시엔 89년 역사에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되고 말았습니다.

<EMBED src=http://www.youtube.com/v/6MQltOjeT1Q width=540 height=444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invokeURLs="false" AllowScriptAccess="never" wmode="transparent">

 


정말 다시 봐도 저건 만화에요.. 누군가 저렇게 되도록 각본 써놓은게 아니면 될 수 없을 것 같은.. @.@



하지만 저것은 이번 고시엔 대회 결승전에서 연출된 실제 상황이며..
(89년 고시엔 사상, 역전 만루홈런은 이번이 최초 라고 함!)

저 한방으로 사가키타 고교는 일본 전국에서 4,081개 학교가 출전한 2007 하계 고시엔 대회의
주인공이 된 것이었습니다. (다들 정말 너무 좋아하네요.. ^^)





경기가 끝나고 코치의 우승 소감이 또 한번 화제가 되었는데..
우승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모모자키 코치(국어 교사)는,

"애들이 시간을 잘 지킨다.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공부도 열심히 한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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