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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전자 욕좀 하지 마세요

EunKyung |2007.09.28 15:57
조회 355 |추천 10

운전을 한지 10년이 넘고 있네요.

고등학교 졸업직후부터 했으니까 제 또래 남자애들과 비슷한 경력이겠죠

운전을 가지고 자랑질 하는것만큼 멍청한 놈 없지만,

아직까지 운전하면서 얼굴 빨개지거나 이상한 혹은 창피한짓 해본적 없지요

오히려 주변에서는 울집어른들도, 시댁어른들도 저에게 운전을 잘 시키시니까요.

차는 지금까지 3번바꿨고, 이번 차는 3년됐네요.

지금까지 주행은 50만정도한것 같습니다.

(워낙 결혼전 하던일이 전국을 다니고, 결혼후에도 지방에서 서울로 왔다갔다를 많이 하기에..)

 

운전을 많이 그리고 매일 하다보니,

운전을 하면서 당한 억울한 일들도 많지요

처음 운전을 시작했던 90년대 초중반에만해도,

저역시 운전이 미숙하고, 나이가 어렸기때문에 더욱이 학생 신분이여서

운전중 상대방차에서 욕을 하거나 싫은소리하면, "예~"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긴 그때는 여자들이 오너드라이버인 일들도 많지 않았고,

더욱이 대학초년생이 차를 끌고 다니는일도 그닥 많지 않았을테니까요.

의례 말머리에는 "새파랗게 어린년이~"로 시작해서, "여자가 재수없게 알짱알짱...."뭐 이런 말이 주류였지요.

그러나, 직장에 다니고, 세월이 지나면서 주변에 많은 여성 운전자분들이 생기고,

저역시 더 숙련된 운전을 하게 되면서 상황이 다소 바뀐것 같습니다.

또한 제 스스로가 운전을 하며 여유가 생기니 이제는 욕을 하게 되는 입장에도 서게되었죠

근데, 막상 그런 일들을 닥쳐보니,

미숙한 여자 운전자만큼 미숙하거나 개념없는 남자 운전자들도 많았다는 거지요.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을 한 주제에, 자기 갈길 바쁘니, 후진해서 골목끝까지 나가라고 욕하는 아저씨...안한다고 했더니 "여자 주제에..어쩌고...저쩌고..."

자기가 차선 위반해놓고 (3차선에서 좌회전을 함께 돌려고 하다가 내 차를 가로막아놓고)

저더러 "여자들은 저렇게 융통성이 없어..."라고 혀를 차던 넘,

밤 11시쯤 차가 좀 드문 도로에서 신호위반으로 사거리 건너다가 내 차를 받을뻔해놓고, 화를 내니, "여자들은 운동신경이 둔하다니까..."라고 하면서 비웃고 가는 녀석...그때 그 녀석은 바로 다음 신호등에가서 잡아서 싸웠던 기억이 나네요...21살인가...운전한지 이제 1년인가 된 녀석이...쯧쯧

주차장에서 후진으로 주차를 하고 있는데, 운전석 뒤에 베이비시트가 있어서, 왼쪽을 좀 띄우려고 전진해서 다시 세우려고 하니, 굳이 창문까지 활짝 열고 "이 아줌마야!!! 주차를 그것밖에 못해?"이러시는 분...ㅎㅎ 내가 너 그때 계속 봤는데, 니는 아반떼 그 아담한 차를 4번 왔다갔다해서 넣냐?

 

물론, 여자 운전자들중에도 실수하는 분들, 잘못된 운전습관을 가진 분들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점들은 여자라서, 남자라서 생기는게 아니지요.

남자라서 운전을 더 잘한다....여자라서 운전을 더 못한다....

그런게 아니라, 미숙한 운전자중에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는거겠지요.

더욱이 현실적으로 따지고 볼때,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들은 고등학교 졸업하면 운전면허부터 따려고 들고, 곧장 아빠차라도 끌고 다녀야 직성이 풀리고, 어떻게든 돈을 모으든 부모님께 손을 벌리든 자기 차를 되도록 빠른 나이에 갖고자 하지요.

반대로 여자들은 면허증은 따더라도, 아빠들이 바로 차를 주지도 않을뿐더러, 어느정도 직장 다니고, 20대 중반은 넘어줘야 어른들도 운전에 대해서 조금씩 기회를 주고 시키고 하지요.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그래도 많은 여성 운전자가 생겼다고 해도, 시작점에서 몇년이 차이가 나버리면, 아무래도 같은 또래가 되도 운전에 있어서 미숙함이 보일수 있는거고,

그건 정말 운전을 계속 해야지 고쳐지는거지요...숙련됨은 많은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지는거니까요

 

만약, 저같은 여성 운전자가, 면허딴지 얼마 안된 사회 초년생 남자 운전자에게 그의 실수를 보고,

"머슴아 ㅅㄲ가, 재수없게 아침부터 차를 끌고 나와" 라고 말을 한다면, 남자분들은 기분이 좋을까요?

 

여자라서, 남자라서가 아니라,

미숙하고 숙련되고의 차이일뿐입니다.

또한 아무리 경험을 쌓아도, 그 개인의 고유 습득 능력이 빠르고 더디고의 차이일뿐,

여자라서 더 느리고, 멍청한게 아니라는거지요.

 

게다가, 그런 숙련/미숙련의 문제가 아니라, 여자라서 재수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댁의 엄마도 여자고, 댁의 아부지의 엄마도 여자랍니다.

 

가장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사고없이 안전하게 오래 운전을 한 사람이지요.

 

제발 이제는 이런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서 여자 남자의 편견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 출근길에 내 옆에서 누워서 운전하던 넘...니가 핸들 왼쪽으로 틀어놓고 그나마 핸들에서 손도 내려주시고, 브레이크에서 발 미끄러져서 내 차를 박으려고 들고서, 깜짝 놀란 내가 크락션 울렸다고,

"여자가 재수없게 아침부터 지*이야..."라고 했지?

키가 난쟁이면 똑바로 앉아서 운전하고, 너는 내가 보니까 핸들이 양손이 아니라, 허리에도 고정을 해야겠더라....정신차리고 운전좀 해라

키도 작아보이던데, 남자는 그 키로도 누워서 운전해줘야 폼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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