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년지기 친구는 국내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닙니다.
직장에 취직한지는 좀 됐지만, 현장근무는 이번 이곳이 첫근무지였지요
나름 큰 포부와 워낙 착한 심성의 소유자이기에
그동안 2년 이 곳에 있으면서 뭐 딱히 불평을 하지도 않던 넘이죠.
그런데, 입주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발생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건설이나 건축쪽에는 문외한이지만,
지금까지 줄곧 아파트에 살아서 아파트의 생리는 잘 알지요.
실제 살았던 아파트가 재건축이 되거나 신축된 곳도 있었기 때문에,
이 친구는 저에게 그런 입주자들 얘기를 하며 제 의견을 묻기도 하고 그랬지요.
근데, 이 현장은 처음부터 웃기긴 했습니다.
친구의 회사는 두가지의 아파트가 나옵니다.
하나는 고급형 브랜드 하나는 보급형 브랜드지요.
고급형 브랜드는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보는 평당 3000~4000만원짜리아파트이고,
보급형은 일반 아파트이구요..(물론 보급형이라는 네임이 맞지 않게 대기업계열사라서 혼에 꼽히는 좋은 곳이지요)
그런데,
이 아파트 재건축 위원회에서 고급형으로 브랜드 네임을 달아달라고 요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사 차원에서 불가방침을 내세웠지만, 결국 내부는 보급형, 이름만 고급형으로 바뀌었지요
그것부터가 참 웃기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이 자기 주장과 권리 요구를 하는것은 맞지만, 이쪽 도시에서도 가장 허름했던 동네에 그 이름으로 단지를 조성해달라고 그것도 분양가는 일체 올리지 않고 말입니다.
거기다가 재건축 용적율 380%까지 요구를 해서, 결국 여기는 네임벨류와는 맞지 않는 성냥갑단지가 되었지요....
뭐 제가 살곳 아니니까..그런가부다...했습니다.
그런데, 입주가 되고 나서 문제는 발생을 했지요
고객이면 모두 왕일까요?
처음 시작은 아파트의 내부결함(?)이라는 문제로 시작을 했지요
신축 아파트에 막바로 입주해서 살아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완공되면 곧장 입주를 하기 때문에, 지하 2~3층의 경우 콘크리트의 열로 인해 결로 현상이 불가피합니다.
원래는 아파트가 다 지어지고 베란다 샷시나 이런걸 하고 그리고 어느정도 굳혀지고 나서 들어가야 하는데, 그걸 누가 다 기다려줍니까?
심한곳들은 외벽 페인트 칠도 하기전에 샷시부터 갖다 끼우죠...(모두 소방법 위반이지만)
암튼, 그로인해 결로가 생겼다고 방송에 떠든덕에 이 동네 그나마 5천 남짓 붙은 프리미엄도 스스로들 떨어져 나가게 만든...고객님들이시죠.
거기까지도 장난입니다.
친구는 설비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건축전공이 아닌 기계 전공인넘이지요..전혀 전공과 다른...ㅋ)
설비중에 하나가 바로 양변기 비데랍니다.
처음 입주해서 하루에 10곳이상씩 비데이상 연락 받고 뛰어 올라가면, 입주자들이 작동법을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있고, 일일히 사용법 숙지 시키고...
사실 비데 사용법을 건설회사 직원이 찾아다니면서 가르쳐야 할 사항은 아니죠
(사용설명서가 분명 있는것인데)
그런데,
그 비데가 결국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첫번째 집)))
그 고객이 비데의 앉는 구멍이 작아서 똥물이 자꾸 튄다라는 주장과
왜 양변기는 대림인데, 비데는 로얄꺼냐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자기 친구집 비데는 넓직한데...라고 하면서....
그래서 해당 제품과 그 친구분 제품을 비교해서 본 결과, 이 친구네가 시공한 것이 더크다고 하네요. 설명을 했다지요.
그리고, 대림과 로얄것을 쓴 이유는 비데 옛날부터 쓴분들은 아시겠지만, 로얄이 얄미운 일본제품이지만, 80년대부터 비데를 만들던 곳이라서 더 장점이 많은 제품이고, 보급형 대림제품보다 더 비싸다고까지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고객님 자기는 그런거 납득할 수 없으니 비데 떼어가고 그 돈을 내놓으라고 했답니다.
친구는 그런 경우는 없다면서 고객님은 자동차를 사셔서 거기에 장착된 오디오가 맘에 안들면
그걸 바꿔달라고 혹은 빼가고 그만큼 돈으로 환불하라고 요구하시냐고 했더니
이번에는 비데와 양변기가 0.8mm의 차이가 난다며...바꿔달라고 했답니다.
0.8mm는 어떻게 측정을 했을까요? 대단한 고객님이십니다.
그래서 친구가 모델하우스나 계약사항에서도 모두 이 비데로 확인을 받았던것인데 이렇게 요구하시면 곤란하다고 했더니,
씨익 웃으며 "그러면 니가 내 앞에서 무릎꿇고 빌어라~"하더랍니다.
헉!! 아니 비데에 똥물튀는거랑 무릎꿇는거랑 뭔 상관인지...
두번째집)
그집에 사시는 할머니가 비데에 앚으시려다가 높이가 높아서 넘어졌답니다.
20일간 치료와 MRI촬영까지 했는데,
제 친구더러 "총각이 한약 한첩값만 주면 눈감아 주겠다"고 했다네요
친구는 바로 직전 집땜에 이미 너무 어이도 없고 화도 난 상태라서, 일 키우기 싫어서
그냥 해주고 말자는 생각에 가격을 물었더니 80만원이라고 합니다.
무슨 한약이 80만원인지...
그리고 뭔 MRI를 그렇게 아무때나 찍는지...
또, 원래 변기에 비데가 설치되면 비데 높이 만큼 살짝 높아지는건데,
왜 거기에 똑바로 못앉은것을 회사에서 그것도 이 직원이 책임을 져야 하나요?
그래서, 80만원이라니요..너무 크네요..했더니, 본사에다 얘기를 했답니다.
본사에서는 사과를 하라고 했구요....(물론 그 누구도 한약해준다는 얘기는 안했죠)
사과하러 갔더니 이 집에서도 무릎꿇고 빌으라고 했답니다.
친구는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사과를 했더니
씩 웃으며 약값도 가져왔지? 이러더랍니다.
고객이 정말 모두 왕입니까?
정당한 권리주장은 맞는거지만,
왜 개인의 취향이나 실수까지 다 책임지라고 개념없이 굴까요?
제 친구가 만약 성격이 급하거나 막되먹은 타입이라면 이 녀석이 뭔가 건방진 짓을 해서라고
다르게도 생각해보겠지만,
왠지 학교때부터 대학때까지 그저 앉아 공부만 하던 샌님같던 넘이 약하고 물러보여서 휘둘린거라는 생각도 들고...
정말 고객이 전부다 왕인지...
왕이라면 왕같이 굴던지...
친구 전화 받고 제가 다 울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