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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상념

이양자 |2007.10.03 21:49
조회 35 |추천 1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가을의 상념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김현승의 시를 되뇌이며 한아름 가슴속에 담겨져오는    가을내음을 맡는다.    헨델의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거울을 들여다본다.
   가득히 눈물이 고인 눈가엔 세월의 흔적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가을엔 왠지 울고 싶어진다.
   쏴- 하니 합창하는 풀벌레소리, 눈부신 햇살, 상큼한 공기,    시리도록 파란 하늘, 다가선 산, 그리고 기세꺾인 잎새들 .....    이제 곧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리니 .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바람속에 풍화되는 세월의 무게속에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 아스라한 시간의 층계위에 앉아 긴 상념에 젖는다.
   인생을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생각하던 20-30대도 지나고,....    인생을 철학적으로 해석해보려 했던 40대- 50대도 지나고...    이제 기도와 정성으로 삶을 추스리고 싶은 60-70대의 나이에 다다랐다.

   작은 새싹 하나, 미미한 벌레 한마리....    길가에 삐져나온 하찮은 풀 한포기, 구름 한조각, 바람 한줄기....    어느 것 하나 귀하고 신비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제 나의 인생이 가을길에 접어들어서 이리라.
   하지만 계절을 타지않고 늘 청청한 아름드리 노송을 보며    어떻게 늙어가야 할 것인가를 배운다.

   결실과 마무리를 함께 해야하는 계절의 길목에 서서...    자신을 되돌이켜보고, 참된 자성과 정진을 기구하며    좋아하는 시구를 떠올려 본다.  

     깊은 밤
     자질막한 일상의 허물을 벗고
     방안 가득히 불을 모으고
     귀기울이면
     영원으로 통하는
     이 무한공간속에선
     뼛속까지 환히 트이는
     청정한 영혼의 물소리가 들린다.  

   이 계절엔 깊고 청정한 내 영혼의 소리를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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