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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Vol.9

이명주 |2007.10.19 17:18
조회 86 |추천 4


그 남자

 

 

 

벌써 몇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가 헤어진 걸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

 

오늘, 오랜만에 들른

국밥집 이모님도,

예쁜 색시는 어쩌고 혼자 왔냐구 물어 봅니다.

 

대답할 말이 없어 그냥

씩 웃고,

국물이나 많이 달라고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빠지지 않고 그녀의 안부를 물어 보곤 하죠.

 

대답하기 곤란할 때면

그냥 더 예뻐졌다고 능청을 떨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고개가 푹 꺽이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말해 버리면, 그래도 굳어질 것 같아,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어리석은 희망이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그냥 되돌리면 안 될까..

말도 안되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벌써 몇 달 전의 일이고,

나한텐 세상에서 제일 큰 사건이었는데

아직도, 우리가 헤어진 걸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거

참 신기하죠.

 

어쩌면..

헤어지고도 이렇게 멀쩡하게 지낸다는 게

더 신기한 일이겠지만.

 

 

 

 

그 여자

 

 

 

비가 그친 저녁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 생각이 났어요.

 

이런 날씨면

꼭 찾아가던 국밥집이 있었는데,

오늘은

마땅히 같이 갈 만한 사람이 없네요.

 

몇 달 전까지

늘 같이 다니던 남자 친구가 있었어요.

 

워낙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었죠.

처음 보는 식당 아주머니께도

이모님,이모님.. 큰소리로 부르며

넙죽 인사도 잘하던, 그런 사람.

 

그런 그 사람 덕분에

한 번 간 식당에선

모두 우릴 기억해 줬어요.

 

다시 그 식당에 찾아가면

잘생긴 총각이랑 예쁜 색시 왔냐며,

그릇마다 반찬도 수북이 담아 주곤 하셨죠.

 

비가 오면, 국밥을 찾던 건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었는데..

 

나한테 남아 있는

그 사람의 버릇을 볼 때마다

한 번씩, 그 사람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잘 지내고 있겠죠..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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