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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를 기다리는 고무신. .

김미란 |2007.10.21 22:09
조회 202 |추천 6


항상 이 맘때쯤엔, 눈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

비도 싫어지고, 눈도 싫어졌어. 비가 오고, 눈이 오면. .

제법 기온이 뚜욱 떨어지잖아, 우리 여보 추울까봐. .

그래서 더 고생할까봐 비도, 눈도 싫어졌어.

 

 

나 혼자인 게 많이 익숙해졌어요.

하루에 한번씩은 꼭 우체통 앞에 가서 편지 쏙 넣고와요

걸음이 빨라서 너보다 앞서 걷던 나였는데

우리가 걷던 그 길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

 

 

아직도 내 엄지손가락에 당신 번호는 익숙해요.

기분이 좋아도, 기분이 안좋아도, 눈물이 나도, 웃음이 나도

항상 습관처럼 꾹꾹 눌러서는 네 목소리를 듣곤 했던

내 버릇이. . 아직도 여전해.

 

 

빵 보다 밥을 먹는 습관이 들었어요.

빵을 먹고나서는 항상 소화가 안된다고 징징대던 나.

그런 나한테 꿀밤 하나 주고는 집에가선 꼭 밥먹으라고 일렀던 너.

그땐. . 왜 그렇게 너말을 안들었는지, 후회가 되. .

 

 

집에 들어오면 핸드폰에 무신경해져서 전화 잘 안받곤 했잖아. .

그래서 당신이 전화한 줄도, 내가 안받아서 얼마나 애태운 줄도

나는 모르고, 항상 무신경 하던 나였는데. .

요새는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있어요.

혹시라도. . 나는 잘 지낸다는 당신의 목소리가 전해지진 않을까. .

 

 

힘들면 쪼르르 당신한테 달려가 기대곤 하던 나였잖아.

내 곁에 없는 당신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는지. . 이제는

뭐든지 스스로, 혼자서도 꿋꿋히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ps, 잠시. . 이렇게 내곁에 떨어져 있는 당신이

     나를 이렇게나 좋은 모습으로 변하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너무 고맙고. . 더 기다리고 싶어지고. .

     더 많이 사랑해요, 예전보다 더 많이. .

 

     2년,

     내가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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