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매일같이
빠르면 10시
정상적으로는 11시쯤 퇴근하는
우리 신랑이
참 측은한 가운데
어제는 밤늦게 들어온 신랑이
샤워하러 간 사이
옷장을 정리하다가
옷장위에 올려진
신랑의 다이어리를
열어 보게 되었다
빼곡히 적혀있는
수 많은 일거리들 속에서
중간 중간
무언가 잊지 않으려고
형형색색 포스트잍에 메모를 한 것이며
웬지 긴 회의동안
졸면서 쓴 것 같이 느껴지는
흐려진 글씨들
치열하게 사는
홍과장의 회사생활이 녹여져 있는 것 같아
맘이 조금 싸했다
언젠가
밥을 먹다가
"오빠 , 오빠는 지금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어?"
라고 묻자
"하고 싶어 하는 걸 다 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라고 말했다.
그 말이 왜 그렇게 ...슬프게 들리던지..
나도 물론
회사생활 할 때 힘들고 버겨웠지만
생각해보니
신랑이 버는 상태에서 일 하는 거라
조금 든든하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신랑은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고
하루에도 몇번씩 피워대는
그 담배연기속에
책임감과 중압감이
뭉실뭉실 싣려
고스란히 날아가리란 생각에
맘이 뭉클해지기까지 하다.
가장 가슴 아픈 건
취미하나 없는 삶으로
25살부터 지금까지 쭈욱
새벽별 출근 밤별 퇴근을 하는
신랑의 인생이다.
너무 안타깝고
어떻게든지 덜어주고 싶은데
방법은 단 하나.
내가 많이 버는 거다.
그래.
내가 나중에 돈 많이 벌어
호강시켜 주지 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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