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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가까워지기

김혜림 |2007.11.22 20:53
조회 143 |추천 1


 

행복에 가까워지기,

 

 

한가로운 오후였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살랑였으며 대로변의 자동차들도 그 흔한 경적 한 번없이 예쁘게 노니는듯한.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고 난뒤 머릿속에 환상으로만 그려 본 이태리의 두오모 꼭대기에 서보면 이런 기분일까 비교를 해보던. 얼마만에 찾아 온 한가로움인지 그 달콤함에 숨막려 가슴이 터질지경의. 아마 그 순간 누군가 나에게 찾아와 고백했다면 난 지금 남자친구가 생겼을 것이다. 물론 곧 깨어나겠지만.

 

그 벅찬 가슴과 기분을 차곡차곡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써 내려간 3시간 가까이 쓰고 있던 글을 날려버렸다.

 

갑자기 꺼진 전원에 순간 화가났다.

 

그리고는 곧  고장 난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며  불안해졌으며, 정성을 다한 글을 날린 당혹스러움과  불안감이 더해져 순간 불쾌함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고장인지 아닌지 충전한 뒤 차차 생각하자는 것과 방전이 되어 전원이 꺼진 것 이라면 이것은 미리 살피고 조정하지 못한 나의 불찰이지 외부적 요인으로 나의 한가로운 오후가 흐트러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즉 괜한 씨발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고장을 걱정했던 불안감은 덜해졌고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아까까지만해도 세상과 바꿀 수 없을 것 같던 불후의 명작인듯한 한 글자 한글자를 다시 쓰면 더 잘 쓸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면서 나에게는 하나의 경험이 남았다.

 

결국 잃어 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하나를 배웠다.

 

충전이 되고 전원은 아무일없이 켜졌으며 심지어는 아까 그 글이 고스란히 남아 화면에 그대로 떠올랐다. 물에 빠진 아이를 건진 엄마가 이런 심정일지는 모르겠다. 결국 나의 조급함으로 그 글을 저장 시킬 순 없었지만 이미 작은 틈새로 새어나온 순간의 부정적 감정은 정리 된 상태였기 때문에 결국 글을 잃게 된 것은 그다지 큰 일이 아니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결국 하나의 경우를 얻은 셈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잃느냐 얻느냐는 내가 정의 내린다.

"망했어, 잃었어, 안될거야" 라고 말하는 그 순간 모든것이 정말 그렇게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화를 더 돋구기위해 노력하지마라.

 

정확히 말하면 아까 내가 글에 투자했던 시간은 2시간 30분 가량이었으나 보통 우리는 이 때 3시간이나 쓴 글 이라고 거창하게 상황을 더 비극적으로 만드는데 선수이니 말이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는 것 같다. 짧은 인생을 살았기에 그러하다라고 확신 할 수는 없지만 (혹은 나중에 '그렇지 않다' 라고 이야기 할 가능성에 대한 만약의 요소일지도 모르지만)

 

그 상황을 탓하기만하며 허공에 짜증을 내며 중얼대거나 2시간 반의 노력을 3시간인것처럼 확대해석해서 더 그럴싸하게 불행해지려고만 하지 않아도 인생은 충분히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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