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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Life on Mars

채 진 |2007.11.30 14:28
조회 155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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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샘 타일러.

 나는 사고를 당했고, 1973년에 깨어났다.

 나는 미친걸까? 혼수상태에 빠져서?

 아니면 시간을 거슬러 온건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든,

 이건 마치 내가 다른 행성에 착륙한 것과 다름이 없다.

 만약 내가 이유를 찾아낼 수 있다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샘 타일러의 오프닝 멘트-

 

 

샘 타일러씨가 2006년에서 아이팟으로

데이빗 보위의 Life on Mars를 듣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1973년에서 일어나는 씬에서 보위옹의 노래는 상당히 드라마틱했다.
2006년에서 사고를 당해 자신의 어린 시절인 1973년의

맨체스터 소속 형사로 살고 있는 주인공 삼타일러씨,
guv 진 헌트는 언뜻 생각하면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맡은 형사 같은 느낌의 캐릭터다.
적당히 비리도 지르고 폭력적이고 과학수사와는

거리가 먼 수사를 하지만 미워 할수 없는 캐릭터 진헌트.
2인자에서 샘이 오면서 밀려나 샘을 미워하는 레이,

샘도 좋고 밀려난 레이도 좋아하는 어리버리한 크리스,
말하는 악센트가 너무 귀여운 애니

(드라마상에선 아니라고 발음함).그리고 매화 마다

옛날 음악과 드라마의 씽크로율은 끝내준다!
나오는 음악들은 어찌나 좋고

드라마에 맞게 어찌그리 잘쓰는지!!! 아아 재미있다~

샘 타일러 역의 존 심(John Simm)은 이미지가 고정되는게 싫어서

같은 배역을 오래 맡지 않으려 한다고 한단다.
다른 드라마에서 그를 본적은 없지만 연기 정말 최고다.

영드 볼때마다  꼭 우리나라에서 처럼 선남선녀들만 나와서

평범하네 어쩌내 하는게 아니라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제법 나오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미장센에 감탄한다.
확실히 여유를 갖고 촬영해서 그런지 급조로 촬영하는

한국 드라마가 따라 잡을수 없는 화면은 정말 Goooood!!

 

출처-티스토리 (http://suky1984.tistory.com/102)

 

 

사실 어렸을 적에 수사반장을 그렇게 열심히 보거나 하진 않았다.

채널 선택권이 있을 나이가 아니었으므로 그냥 식구들이 보면

구석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면서 보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은 아주 강하게 뇌리에 남아서,

책상 위에 걸터앉은 채 부하들을 독려하는 최불암반장의

찌푸린 미간이나, 늘 어색하게 등장해서 다들 힘드시죠?

힘들 내세요따위의 자양강장제 멘트를 날리던 여경의 모습,

늘 비지땀을 흘리던 조경환형사의 젖은 손수건같은 건

지금도 기억하려 하면 슬쩍슬쩍 떠오른다.


얼마 전 우연히 다시 본 수사반장,

가장 놀란 건 정말이지 엄청난 흡연장면이 나온다는 거다.

탐문수사같은 걸 마치고 다같이 서에 돌아오면

동시에 하는 일은 소파에 몸을 던진 채 담배를 피는 거고,

용의자 심문 역시 특수효과비슷한 담배연기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설득할 때도 담배, 고뇌할 때도 담배, 사건이 해결되어

축하할 때도 담배, 범인이 범죄사실을 고백하고 비통함에

빠져있을 때도 담배, 다 경비처리가 되는 소품일까,

아님 개인소지품일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담배와

담배피는 장면이 나온다. 기차, 버스, 극장, 건물, 화장실,

안방, 거실할 것없이 그냥 나온다. 아마 그 당시로 돌아가서,

이봐요 건물 안은 금연이예요라고 한다면 다들 7초정도

말없이 쳐다보다가 별 미친 놈 다보겠다는 웃음을 지을 것이다.

 

두번째로는,

사실 이 부분은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만,

일단 반말이라는 거다. 존댓말의 외양이라도 관련된 자들에게

무언가 질문할때는 반말과 같은 공격성을 띄고 있다.

아주머니, 뭘 봤는지 똑바로 생각해봐(..요),

바로 요 앞에서 강도를 당했는데 얼굴이 왜 기억이 안나(..나요)

등등..수사반장이 당시의 일반적인 수사기법을 묘사했다고 치자면,

그때는 일단 사건이 발생하면 관련된 거의 모든 이들을

취조하거나 윽박지르며 결론에 도달해갔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도 정말 죽일 놈은 없다, 알고보면 범인이라도

불쌍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거나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일일 뿐이다,식의 결론을 내리기 일쑤였다.

Life on Mars,

2006년 시작해서 올해 두번째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고 한다.

2006년의 형사가 갑자기 당한 교통사고에서 깨어나 보니

1973년 맨체스터이고, 여전히 형사라는 요약 한줄만으로도,

이 영국산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있을지는 금방 드러난다.

방대한 범죄 DB, 그리고 그걸 돌릴 서버나 확인할 PC도 없고,

현장 보존같은 기초지식도 없으며,

증거물에 먹던 도넛의 크림이나 흘리고,

여경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남자 형사들로부터

궁뎅이가 이쁜데따위의 성희롱을 당하며,

몇놈을 며칠 가두고 두들겨 패면 그 중 한놈이 자백한다,라는

심플한 논리로 움직이는 경찰서.


인종주의자에 호모포비아에 남근주의에 벽엔

셀지오 레오네 영화 포스터를 붙여놓은 반장부터,

의자에 기대어 자거나 pub에서 엉망으로 취해 있다가

아무 놈이나 잡아와하면 나가서 아무 놈이나 두들겨 패는

형사들까지, 정치적으로 공정하며 과학적인 수사에 길들여진

주인공에겐 정말이지 이 모든게 악몽인데,

보다보면 정말로 악몽인 듯한 암시가 매번 등장한다.

주인공은 혼수상태로 2006년의 한 병원에 누워있으며,

1973년 맨체스터는 그의 무의식인 것이다.

왜 자기가 께어나지 못하는지,

왜 하필 1973년에 갖혀있는지 이유를 알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그 와중에 벌어지는 관할 지역의 사건까지 수사해야 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1973년의 영국이란 게 보는 재미가 제법 있다.

참 신경썼구만 싶은 요소들 가운데 특히 패션,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 셔츠에 딱 맞는 허리선을 가진

넓대대한 노치드 라펠 재킷, 여성복보단 덜하지만

나름 판탈롱인 바지, 그리고 크림색 로퍼까지,

한껏 기른 구렛나루에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사용되는 음악역시 당대의 인기곡들,

Thin Lizzy, Uriah Heep, Free, Roxy Music, Wings같은

밴드들의 노래가 주구장창 흘러나온다.

1 시즌 7부 마지막엔 Nina Simone의 I wish I knew가

얼씨구절씨구풍으로 흘러주기도 하고.

드라마 제목을 노래에서 따왔으니만큼

선곡도 그만큼 신경쓴 거 아니겠나싶은데,

우울해하던 주인공의 귀에 Pulp의 노래가 들리자

깜짝 놀라는 장면도 좀 웃겼다.

다들 무슨 모델인 줄 착각하는 미국 드라마의 캐릭터들,

지나치게 긴박하고 지나치게 멋을 부리고 지나치게 평면적인,

그러면서도 화려한 카메라 워킹과 눈이 아릴 정도의

컬러 보정을 통해 세련되어 보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강한

미국 드라마들에 비해서, 말 그대로 투박하고 저렴해보이는

프로덕션을 오히려 미덕으로 삼는 영국 드라마..라고 말하다보니

영국 드라마에 대해 대단히 잘아는 척 한다만

그래봤자 본 거를 싹 다 꼽아도 음, Black Books, Spooks,

Tipping the Velvet정도 밖에 없구만. 그 유명하다던

Dr. Who같은 건 사실 손도 못대겠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Black Books의 주인공 서점 주인은

챈들러의 사이코 버젼이라고 하면 딱 맞다.

이게 미국으로 간다면 그야말로 챈들러다. 
아직 1시즌만 봐서 이 드라마가 어떻게 끝날지 좀 궁금하다만,

시간날 때마다 봐야지 아니면 또다시 벌개진 눈으로

마지막 엔딩을 확인해야한다. 궁금하긴 궁금하다.

 

 

출처-'Small Talk' (http://kimbohan.com/tc/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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