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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홍성민 |2007.12.01 14:12
조회 50 |추천 0


[97개의 문자메세지가 있습니다. 삭제하시겠습니까?]


-삑

[종료되었습니다.]


난 차마 삭제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그렇게 휴대폰을 꺼버리고 잠에 들었다.

...
...
...
...
...
...



-부팅-

...
...
...

[시스템을 로딩중입니다.]
...
[잠시 기다려주십시요.]
...
...
...
-띵!
[사용자에게 치명적인 기억이 발견되었습니다. 삭제하시겠습니까?]
...
-삭제-
...
...
-띵!
[치명적인 오류입니다. 삭제할수 없습니다. 중요 데이터입니다.]
[부팅이 완료되었습니다.]


나의 머리
C: 기억 - she - sad memory

...
...
...


나는 컴퓨터다.
하드는 그녀의 모습이 넘쳐나고
메모리는 그녀를 생각하느라 항상 풀가동이며
그래픽 카드는 머릿속에 그녀를 그려 내느라 오버클럭중이고
CPU는 그녀의 기억을 떠올리는것 조차 버겁다.

백신...

그녀는 나에게 백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외로움이라는 바이러스를 막아주었고...
슬픔과 괴로움, 힘들다 라는 생각의 악성코드를 차단해 주었다.

바이러스...

이제 백신은 없다.
그동안 벼르고 별러왔던 외로움이란 바이러스가 날 공격한다.
슬픔이라는 악성코드는 날 하염없이 울게 했고...
괴로움이라는 악성코드는 나에게 담배라는 또 다른 악성코드를 심어버렸다.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로 부터 날 지켜주던 "그녀"란 백신은 사라지고...
그 찌꺼기가 남아 바이러스가 되어 날 서서히 망가뜨려 가고 있다...


나의 두뇌는 항상 경고한다.

[사용자에게 치명적인 기억입니다. 삭제하시겠습니까?]

난 항상 삭제 버튼을 누르지만...
이상하게도 삭제가 되질 않는다.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삭제하실수 없습니다.]

그냥 포맷을 해버리면 해결된다.
깨끗하게...
하지만... 나는 그럴수가 없다.
이 바이러스들과 악성코드급의 기억들이 없으면...
더 이상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치명적인 오류를 떠 안고 살아가고 있다.

...
...
...
...
...
...

나는 눈을 떳다.

"후우..."

눈을 뜨고 내가 제일 먼저한 행동은 한숨이었다.
그렇게 나는 잠시 멍한채 앉아있다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칙, 칙

쓰읍...

후우......


탁한 연기가 잠시 나의 폐속에 머물렀다 빠져나간다.
창밖을 내다 보니... 비가 오고있었다.
그녀생각이 난다.

난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다.
쓸모없는 기억은 거의 바로바로 잊어버린다.
하지만 그녀의 기억은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다.
아니...
조금씩 더 커져가고 있고...
요즘들어 생각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찍 일어났기 때문일까? 극심한 피로가 밀려온다.

"아... 너무 일찍 일어났군... 한 숨 더 자볼까...?"

...
...
...

[시스템을 종료 하시겠습니까?]

-확인-

-띵!

[실행중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슬픔" 프로그램의 응답이 없습니다.]
["눈물" 프로그램의 응답이 없습니다.]
[강제종료 하시겠습니까?]

-확인-

[종료합니다.]
...
...
...
...
...
...
...
...
...

나는 눈물로 젖어버린 베게를 끌어 안고 다시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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