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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독교계, 총기사건 원인으로 ‘대중문화’ 지목

김현수 |2007.12.14 23:43
조회 240 |추천 3

 

콜로라도 덴버에 위치한 교회와 선교사훈련원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민을 또 한번 충격과 비통 속에 빠트렸다. 기독교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피의자는 어린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으며 끝에는 결국 자신의 머리에 총부리를 겨누며 스스로 자살했다.

미 기독교 사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교계 전문가들은 모두 심히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12일 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총기난사사 사건들을 되짚어보고 기독교 사회전문가들의 분석을 덧붙여 소개했다.

사건 일으킨 피의자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년들

최근 미국사회는 연달아 터지고 있는 총기난사 및 살인사건들로 인해 매우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사건을 일으킨 피의자들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에 이르는, 젊은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미국인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나라를 이끌어가고 차세대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개인적 문제 혹은 사회적 소외감으로 인해 기본적인 준법정신을 망각한 채 극단적인 행위를 서슴치 않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는 대형교회와 선교사수련원이라는, 기독교와 관련된 장소에서 무차별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살해당했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은 올해 24세인 매튜 머레이로 밝혀졌으며 교회의 안전요원이 대응사격을 하자 머레이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머레이는 선교사수련원에서 개최한 한 선교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기독교를 비판하고 힐난했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넷 웹사이트 커뮤니티에서는 사건을 담당한 지역 관리의 말을 빌려, 머레이가 과거부터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복수’를 할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초에는 미국 중부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의 한 쇼핑몰에서 10대 청소년이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사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역시 총을 이용해 주변에 지나가는 9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했으며 5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지난 4월에는 23세의 한국계 이민가정 출신인 조승희가 자신이 다니고 있는 버지니아 공대에서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행정직원들을 겨낭해 총격을 가했다. 조승희의 총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숫자가 32명이나 돼 미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처럼 총을 이용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사건이 연달아 터지자, 미국 사회 일각에서는 총기 구입을 규제하자는 의견이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고 연방정부나 주 정부가 사회단체와 협의해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자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책임론’도 대두됐다.

기독교계도 종교가 이들을 위해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입장을 언급했으며 공익활동 연계와 다양한 상담으로 어려운 이들이나 심각한 고민 혹은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치료와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을 강조했고 그에 따른 활동도 펼쳐나간 바 있다.

대중문화에서 원인을 찾다

대다수의 기독교 관련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들을 종교적인 시각으로 관찰한 뒤, 사회 전반적인 요소를 가미시켜 현재 10대와 20대가 향유하고 있는 대중문화에 크나큰 위험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대중문화 속에 감춰진 세속적인 부분에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으며, 이로 인해 어린 청소년들의 정신이 무의식적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영리 사회단체인 ‘모랄리티 인 미디어’의 로버츠 피터스 회장은 대중문화 특히 방송을 비롯한 언론매체에서 쉽게 나타나는 폭력이 총기난사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지적하며 학생들이 총기를 만지게 되는 근본 요인이라고 밝혔다.

로버츠 피터스 회장은 “오늘날, 영화와 TV, 잡지 등에서 폭력행위를 멋있게 그리고 복수를 마치 정당방위인양 묘사하는 부분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폭력행위가 매우 세심한 과정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행위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피터스 회장은 이어 “가장 우려할 만한 상황은 대중매체가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왜곡하면서 매우 자극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오컬트 영화에 등장하는 신부나 정치 풍자의 대상으로 바보 같은 목회자가 등장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TV에서 폭력이 등장하고 영화에서 사람이 죽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며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문화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극단적인 폭력, 예컨대 살인 같은 장면이 한낮에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여과 없이 나올 정도로 시대가 너무나 크게 바뀐 것이다.

오마하 지역의 쇼핑센터에서 총기난사가 발생하자, 피터스는 “살인 장면 같은 것은 절대로 모방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대량학살을 보여줘야 할 때도 마찬가지로 굳이 자세히 나타낼 필요가 없으며 복수라는 개념도 명분에 의해 쉽게 정당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량으로 사람들을 죽이거나 학살하는 모습까지도 TV에서 공공연히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TV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비디오게임, 힙합 음악의 가사, 영화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피터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단점은 사람들을 ‘정의롭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많이 내포돼 있다는 것이며 생각을 계속 오염시켜 결국 극단적인 행동을 유도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는 ‘뿌린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있다”면서 “헐리우드 등 엔터테인먼트를 위시한 대중매체산업이 뿌린 여러 악영향들을 미국 사람들은 비판적 사고 없이 그대로 거두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지난 40여년 동안 이러한 관계는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하나님 기리는 무대에서 폭력적 가사 내뱉어

이번 대형교회 및 선교사수련원에서 총기를 사용해 4명을 살해한 매튜 머레이도 학창시절부터 미국의 자극적인 대중문화를 그대로 흡수하는 동시에 자기자신을 투영시키면서 결국 사회와 격리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진술이다.

단적인 예로는 그가 인터넷과 사회에서 보여준 여러 ‘설명하기 힘든’ 행동을 얘기할 수 있다. 그는 복음주의 계열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미국 록그룹 ‘KMFDM'의 음악 동영상과 가사를 올려놓아 반동적인 기질을 보였다고 한다. ’KMFDM'은 인더스트리얼 록그룹으로 매우 폭력적인 성향의 가사가 특징이다.

그밖에도 머레이는 지난 2002년 콜로라도 크리스마스 기념 음악 페스티벌에서 마릴린 맨슨과 린킨 파크의 노래를 연주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린킨 파크는 록과 랩이 절묘히 섞인 코어 음악 장르이며 마릴린 맨슨은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제왕이라 불릴 정도로 매우 과격하고 선정적이며 파괴적인 음악을 하고 있는 가수이다.

머레이는 마릴린 맨슨의 ‘스위트 드림’과 린킨 파크의 ‘원 스텝 클로저’를 부르며 연주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에서 그는 “왜냐하면 나는 절벽 나락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기 때문이야, 점점 갈수록 미치고 폭발할 직정이야”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선교원 프로그램을 같이 다닌 친구 리처드 워너는 당시 울러 펴진 노래를 ‘괴기한 음악’이라고 회고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머레이가 섰던 무대의 모토는 ‘하나님과 우정 그리고 크리스마스’였다고 한다

언론 매체도 책임이 있어

이번 사건을 통해 영적 부흥에 힘쓰고 있는 목회자들은 폭력적 성향을 띄거나 폭력행위를 일삼는 것은 ‘신앙적’인 부분에서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사람들이 점점 하나님을 멀리 하듯’ 정부나 사회가 약자들을 소외시키고 멀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세인트 존 비아니 신학 대학에서 성경을 연구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혹 목사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사회가 처한 세속화를 따끔히 비판하고 나섰다.

혹 목사는 “사회가 종교와 신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며 서서히 거리를 두면서부터, 개개인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이나 노력이 점점 줄어들었다”며 “그 결과 무지와 분노에서 비롯된 폭력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얘기했다.

교회 총기 사건이 일어난 덴버에서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지노 제라치 목사는 매스미디어가 자칫하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방송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것이 사회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라치 목사는 “TV뉴스와 같은 미디어 매체들은 타 매체보다 더욱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이달 초에 발생한 오마하 쇼핑센터 총기사건 때 언론들은 여과 없이 범죄 모습을 보여줬으며 피의자가 작성했다는 수첩에서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이고 자살하면 세상은 나를 유명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구절을 그대로 방영했다”고 지적했다. 살인의 모방행위와 연속성이 매스미디어에 의해 계속 일어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례로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은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심지어 커버스토리에 담아 표지에 과감히 싣기도 했었다.

그는 “우리는 죽음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고 잔인함의 세계 안에서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며 끝을 흐렸다.

보듬고 도와주며 말을 건네라

뉴 커베넌트 기독 교회의 레지날드 홈스 목사는 정신적 부분과 함께 사회 구조적인 모순에 원인을 찾는 것을 강조했다.

레지날드 홈스 목사는 어느정도 나이가 찬 시민이 손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점과 정신적으로 병리가 있거나 힘들어 하는 이들을 포용해야 하는 자세가 부족했던 점을 지적했다. 이른바 구조적으로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로 그는 자신의 주장을 얘기했다.

홈스 목사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만 해서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운을 뗀 뒤 “왜냐면 미국에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양산되는 추세에 있으며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사회가 병든 것 같다며 ‘병’이란 단어를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심리치료학자이자 정신과 상담의인 존 데이비스는 최근 10대들의 비이성적인 사고들을 염려하면서 ‘극단적인 10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현재의 상황을 진단했다.

존 데이비스는 “청소년들이 사회의 악영향을 끼치기 전에 미리 보듬고 도와줘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간단하게 보이지만 가장 중요하고 원칙적인 해결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영기기자,pallbearer84@hanmail.net(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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