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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섬을 살려주세요

박혜원 |2007.12.23 00:41
조회 69 |추천 2


(봉사활동 중에 사진을 못 찍어서, 라인업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오늘 가의도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알고보니 라인업에서 방영중이었군요. 저는 고속도로에서 오고 있는 동안 방영되었기 때문에 몰랐는데 뉴스 보고 알았어요; 개인적으로 라인업 저번 방송보다 이번 방송이 훨씬 가치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주 짧지만 봉사활동을 다녀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앞으로도 갈 사람으로서 몇 마디 끄적끄적 남겨보려고 합니다. 봉사활동을 가지 않는 사람을 무조건 매도할 권리는 없겠지만...적어도 봉사활동을 다녀온 사람을 대단하다고 여기고 사랑할 권리와, 아직 가지 않은 사람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자원봉사를 설득할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요즘 태안반도의 변한 모습이라든가, 뉴스의 보도 내용을 보며

"아 기름 거의 다 치웠네 다행이다. 역시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만명씩 찾아가는 곳은 비교적 많이 깨끗해진 것이 사실인데, 지금 사람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은 섬들은 굉장히 심각합니다.


오늘 제가 다녀온 가의도의 경우에는, 아직도 초콜렛처럼 끈적끈적한 기름이 온 바위와 자갈에 눌러붙어 있는데다가, 고여 있는 곳도 있었구요. 자갈을 아무리 들어내도 밑에 시꺼먼 석유가 뭉쳐있어서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더군요.


게다가, 대부분의 봉사활동이 시작하는 시간은 아무리 일찍해도 12시 전후인데 그쯤되면 밀물 때가 되어서 10분전에 서있던 곳에 물이 찰랑거리곤 했습니다. 오늘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직도 저렇게 기름이 많은데, 저거 닦아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데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는걸 보면 어쩔 수도 없고... 너무나 안타깝고, 제가 일을 많이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부끄럽더군요.


다녀와서 사람들과 모여서 뉴스를 보는데, 삽시도인가 그곳은 더 심각하더군요. 아예 삽으로 바닷물을 퍼내도 끈적끈적한 기름이 나올 정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든 서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인데.. 그런 섬이 얼마나 많을까요?


다녀와서 느낀 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봉사활동 체계의 문제점


 1) 봉사활동시간

 아침에 아무리 서울역에 6시에 모이더라도, 이동하고 배 타고 들어가다 보면 어느덧 오후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밀물 때가 되어서 제대로 도울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예 민박을 하면서 1박 2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곳에 민박은 하룻밤에 6000원 밖에 안한다고 하네요.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하고 밤 10시쯤 일찍 잔 다음에 다음날 새벽부터 물이 빠지면 기름 닦아내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아요.


 2) 많은 폐기물들

 적어도 몇십명 규모의 사람들이 가다보면, 많은 물품들이 필요합니다. 방제복, 마스크, 장화, 고무장갑, 목장갑 - 이것도 한번 쓰고 버려지구요. 밥 먹는데 필요한 각종 일회용품들.. 이것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일하는 시간에 비해 너무 많은 쓰레기를 남기고 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밥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최대한 간소하게 하는 방식으로 했으면 합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말... 봉사 끝나고 나면 초콜렛을 봐도 악몽이 떠오를 것처럼 온 섬이 갈색으로 뒤덮여 있어요.. 그걸 닦아내는 일손도 부족하고, 닦아내기 위한 천도 터무니 없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힘이 필요하게 되는데.. 자원봉사자 분들의 대부분이 여자분들이라서 힘든 일도 많아요. 남녀 모두 참여가 활성화되었으면 해요.


조금 바다가 깨끗해졌다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느니 이런 말을 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봅니다. 더 많은 도움과 손길이 필요하다고 봐요. 사람 많이 가고, 쉽게 갈 수 있는 알려진 곳보다, 섬으로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물론, 사람들 많고 어느 정도 복구가 진행된 곳에 가면 스스로 뿌듯함이 생기기는 쉬울거에요. "아! 내가 이렇게나 깨끗하게 했어!"  이런 생각말이죠. 하지만,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더 넓은 시각을 갖고 참여해주세요. 


배를 타고 나오는데, 주민이신지.. 할아버지께서 방제복을 입고 계셨는데 유람선에서 나오는 학생들에게 계속 허리굽혀 인사를 하고 계셨어요..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걸 보는 순간 눈물이 울컥 나더군요.그 분들이 잘못한 것은 하나 없는데, 왜 그분들이 그렇게 허리를 굽혀야 하는지...


그저 말만하고, 생각만 하는 사람보다는 행동으로 직접 옮기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사진보고, 뉴스보고 쯔쯔쯔... 하면서 금세 잊어버리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기가 생각한 바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동강댐 사건을 보고 마음 아프지만 발만 동동 굴러야 했던, 그 때 동강을 지키는데 동참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서해안을 통해서 풀고 싶은 한 사람의 두서없는 주저리였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 정말 사랑해요 수고하셨습니다♥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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