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l mix & match
매 시즌 컬렉션 기간이 시작되면 패션의 4대 도시는 스타일리시한 패션 피플들로 넘쳐난다. 시크한 스타일로 무장한 전 세계 패션 잡지의 에디터들, 클로에 셰비니나 샬롯 갱스부르 같은 패셔너블한 셀러브리티들, 브랜드의 최신 컬렉션 룩으로 빼 입은 VIP 고객들(여기엔 샬롯 카시라기나 줄리아 로이펠트같은, 사교계의 호사스런 2세 소녀들도 섞여있다)등이 한 장소로 모여드는 것이다. 덕분에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이 진행되는 쇼장 입구와 패션 스트리트에는 수많은 패션 잡지와 블로그의 포토그래퍼들이 그들의 패션을 포착해내기 위해 진을 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가장 학수고대하는 패션 스타일을 선보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쇼장 앞에선 1년 내내 봐도 못 볼 만큼 많은 멋쟁이들을 단 1시간 만에 보게 되죠.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모델들의 패션 스타일입니다. 그들은 어리고, 에너제틱하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지녔어요. 갭의 스키니 진에 어제 루이 비통 쇼를 끝내고 마크 제이콥스에게서 선물받은 부츠를 신죠.” 가장 인기 있는 패션 블로그 중 하나인 facehunter.blogspot.com의 포토그래퍼 페이스 헌터의 얘기다. 런웨이에서 디자이너들의 완벽한 의상과 스타일링을 경험해본 모델들이 자신만의 감각과 개성을 버무리고 믹스 매치해 새로운 스트리트 룩을 탄생시키는 순간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패션 감각은 훌륭한 모델이 되기 위한 커리어를 쌓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모델 한혜진은 쇼 캐스팅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쇼룸을 찾아다닐 때, 아무리 피곤해도 예쁜 옷을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뛰어다녀야 한다고 말한다. 쇼룸에 모인 패션 관계자들이 오디션을 보러 온 모델들의 옷차림을 보고 평가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촌스러운 패션 스타일은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그런 맥락에서 아기네스 딘은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혜성처럼 톱 모델 자리에 등극한 케이스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이 소녀가 패션계에 처음 나타났을 때, 그녀의 보이 커트와 런던 스트리트 펑크 룩은 핫 이슈가 됐다. 비비드한 스키니 팬츠, 헨리 홀랜드의 프린트 티셔츠, 펑키한 프린트 티셔츠와 가죽 재킷은 그녀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 비비드한 스키니 팬츠에 컬러풀하고 박시한 스웨터를 입고 머플러를 칭칭 감거나, 줄무늬 미니 원피스에 보이시한 재킷을 걸치거나, 익살스런 슬로건이 프린트된 빅 스웨트 셔츠에 스키니 진을 매치하거나, 형광색 트레이닝 점퍼를 입고 커다란 헤드폰을 쓰거나 하는 룩이 아기네스 딘의 보이시한 얼굴과 보브 커트에 기막히게 어울리면서 쿨한 런던 펑크 룩이 탄생했다.


rock’n roll chic
또 하나의 패셔너블 잇 걸인 이리나는 매니시한 패션 스타일과 록 밴드의 애티튜드로 무장한 채 등장했었다. 케이트 모스와 피트 도허티의 친구이고, 베이비섐블즈의 노래를 작사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모델들과 구별되기에 충분했지만, 그녀의 놀라운 패션 감각은 ‘이리나 이펙트’를 낳을 만큼 강력했다. 어떤 날에는 히피 스타일의 현란한 프린트 시폰 드레스에 빈티지 부츠와 빅 벨트, 숄을 칭칭 감기도 하고, 다른 날에는 깔끔한 화이트 블라우스에 블랙 오버롤 팬츠를 입고 클래식한 옥스포드 슈즈를 신어 매니시한 블랙 앤 화이트 룩을 선보이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패션 스타일.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로큰롤 시크 룩’이다. 스팽글이 가득 달린 골드 미니 드레스에 낡은 가죽 바이커 재킷을 걸치고 손가락 부분이 컷오프된 메시 소재 장갑을 낀 채 한 손에 담배를 든 그녀의 모습은 방금 공연을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온 록 밴드의 소녀 같은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그런가 하면, 프라다 캠페인 걸에게 딱 알맞은 옷차림을 선보이는 사샤의 패션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프라다 컬렉션에 등장한 시즌 키 아이템과 자신의 옷을 믹스해 전혀 새로운 룩을 완성시키는 스타일링 실력을 한번 살펴볼까. 먼저, 지난 F/W 시즌 프라다 쇼에서 프레야가 입고 등장한 캐멀 컬러의 울 슬리브리스 코트. 사샤는 여기에 라벤더 컬러의 사랑스러운 터틀넥 풀오버를 레이어드하고 그것보다 좀더 짙은 보라색의 니트 비니와 메신저 백을 매치해 걸리시한 스쿨 룩을 완성했다. 쇼에서 매치한 페이턴트 슈즈 대신 하얀색 컨버스 운동화를 신어 어리고 캐주얼한 방식으로 소화한 것 역시 그녀의 센스다. 프라다 스포츠에서 선보인 볼륨감 있는 아노락도 사샤에 의해 두 가지의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출됐다. 먼저, 아노락을 마치 짧은 빅 볼륨 원피스처럼 입은 룩에서는 프라다의 컬러 블록 니삭스와 드리스 반 노튼의 레이스업 웨지 슈즈를 매치해 아주 걸리시하게 연출했다. 그리고, 다음날 똑같은 아노락을 루스한 저지 팬츠와 티셔츠, 헤드밴드, 가죽 워커 등과 매치해 1980년대 그런지 룩으로 변신시켰다. 이 정도면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도 사샤의 파파라치 사진을 보면서 흐뭇해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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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보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