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모하비 사막의 바그다드, 바그다드 카페

윤화숙 |2008.01.02 00:30
조회 1,488 |추천 0

 

* 주제곡 듣기(사이트 주소를 클릭하세요!):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1BBF802BEADBC0EAACC759498E28E4722CA9&outKey=10020e7a2477f488de8627158ac775453b041fa5f2e9dcb6551399082e6ae4649f24905b789f0de9cc314f354376b390
 

 

독일 국적의 중년여인 재스민/야스민(Jasmin)은 남편과 함께 미국일주 관광여행 중이었다.

 

어느 날, 라스베가스로 가는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로 난 66번 국도(Highway Route 66)상에서 남편과 심한 말다툼을 벌인 끝에 화가 나 그만, 차에서 내려버린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며 사막을 헤매다가 문득, 허름한 카페를 발견한 그녀는 그리로 찾아든다.


카페 여주인 브렌다(Brenda)는 때마침 무능한 남편을 방금 내쫓고 나서 울고 있는 참이었다.


그 곳에는 이렇듯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그녀와 함께,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는 아들. 말썽꾸러기 틴에이저인 딸. 전직 할리우드 간판장이 루드 콕스, 바그다드 모텔에 묵어가는 남자들에게 문신을 그려주는 데니, 그리고 커피를 만들어 주는 바텐더 등 도시의 변방으로 밀려난 몇몇 소외된 사람들이 이미 깃들어 살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반복되는 따분한 일상을 지겹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던 재스민은 어느 날 우연히, 손님 앞에서 마술을 해 보여준다.

 

그것을 계기로 용기를 낸 재스민은 계속 마술공연을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나서 서서히 브렌다 가족의 일원으로 되어간다.


그러나 여권 문제로 재스민이 독일로 돌아가자, 북적했던 카페는 다시 쓸쓸한 옛 모습으로 돌아가 버린다.


브렌다가 여느 때처럼 문 앞에 앉아 시름에 잠겨 있던 어느 날, 흐릿한 시야 저 너머로 걸어오고 있는 재스민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맨발로 뛰어나가 그녀를 맞이한다.


그래서 바그다드 카페에는 또 다시 예전처럼 사람들로 북적이게 되었다.


그 동안 재스민을 지켜보던 루드 콕스도 정식으로 청혼하고, 브렌다와 재스민의 삶은 바그다드 카페에서 계속된다.



독일에서 제작되어 1988년에 개봉된 이 영화 ‘바그다드 카페(Out Of Rosenheim / Bagdad Cafe)’는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퇴락한 카페라는 삭막한 공간을 중심으로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진다.


비현실적 환상을 좇아 문신을 새기던 트럭 운전사들이 보다 현실적인 즐거움인 마술에 취하게 되자, 데니는 그 변모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 다른 소외를 맞고 만다.


집에서 쫓겨난 후에도 숨어서, 브렌다를 줄곧 지켜보고 있는 남편은 가족이 있는 일상의 공간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들의 한 일상적 단면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중심 에피소드인 루드 콕스와 재스민의 사랑은 우리들로 하여금, 메마른 환경과 소외된 인간들 사이에 오히려, 더 진솔하고 절실한 사랑의 교감이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우리는 보다 동적인 여행을 통해서 곧 잘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그같이 지극히 제약되고 정적인 공간 속에서도 능히 아름다움과 살만한 가치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는 점을 영화는 우리에게 말하려 한다.

 

또한, 그것은 바로, 타인에 대한 끝없는 이해와 사랑을 베풀어 줄 줄 아는 마음을 통해서이라는 것도 함께.....


사람이 소외에서 벗어나려면, 되도록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도 무조건 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메시지 또한,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플로트를 좀 더 이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의 삶이 과연 해피엔딩으로 매듭지어졌을까?


모하비사막에는 마치 죽은 떨기나무 조각처럼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살아가는 식물이 있다.


덤블링트리(Tumbling tree)라는 이름의 이 초목은 평소 그렇게 굴러다니다가도 어쩌다, 물기가 조금이라도 있는 땅을 만나면 곧 바로 뿌리를 내리고 그 수분을 최대한 빨아들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땅의 물기가 말라버리면 또 다시 뽑혀나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비단, 재스민과 브렌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쩌면, 그 덤블링트리와도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와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유타주의 일부에 걸쳐 있는 모하비사막( Mojave Desert )은 남한 크기의 반 쯤이나 되는 광활한 면적에 해발 610~1,524m의 고원을 이루고 있다.

 

연평균 강우량은 127㎜ 이하이며 주로, 겨울에만 비가 온다.


여름에는 38℃를 넘고, 겨울에는 비교적 온난하나 서리가 자주 내리며 밤에는 -1∼-10℃까지 내려간다.

 

 

LA에서 자동차를 타고 15번 프리웨이를 따라 라스베가스로 가다보면 그 삭막하고 거치른 사막 한 가운데에 바스토우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미국 개척기에 서부로 오기 위한 교통수단으로 철도가 대륙을 가로질러 놓이게 되는데, 그 철도교통의 중심도시로 발달하게 된 곳이다.


거기서 다시, 40번 프리웨이로 진로를 바꾸어 15 마일 정도 더 가면 바스토우보다 훨씬 더 작은 동네 뉴베리스프링스가 나온다.


이 동네의 동쪽 끝에 위치한 한 허름한 카페 ‘The Sidewinder Cafe'가 바로 그 영화를 찍은 현장이다.



이 카페가 위치한 66번 국도(U.S. Highway 66)는 1900년대 초까지 ' the National Old Trails Road'로 불리어졌고 일찍이, LA와 시카고를 이어주는 중요한 산업도로였으나 1973년부터 그 역할을 40번 프리웨이(Interstate #40)에 넘겨주었으며 1985년 이후, 국도로서의 기능도 공식적으로 상실했다.


그에 따라, 그 길을 따라 번성했던 모텔이나 주유소. 상점. 카페 등도 함께 몰락의 길로 접어들어 지금은 거의 다 문을 닫고 말았다.

 

 

‘바그다드 카페’란 이름은 아마도, 그 인근 동네의 이름을 빌려왔을 것이다.


바그다드 역시, 한 때는 작지만 번성한 마을이었으나, 66번 국도의 폐쇄와 함께 사라져 버리고 지금은 오직, 페허화 된 마을의 잔해와 묘지만 약간 남아있을 뿐이다.



원래 있었던 카페(The Sidewinder Cafe)는 [바그다드 카페]란 영화가 개봉된 이후, 그 간판마저 아예 ‘Bagdad Cafe'로 갈아달고 아직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근처에 놓여진 루디의 트레일러도 아직 그 자리에 놓여있으나 그것은 영화에서의 것은 아니고 후에 다른 것을 대신 갖다놓은 것이라고 한다.


또, 영화에서의 아주 상징적인 구조물인 물탱크탑은 촬영 이후, 철거되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요즘같이, 프리웨이가 그물망처럼 깔려있는 미국에서의 국도(highway)는 어쩌면, 소외된 자들의 길일지도 모른다.


또,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지에 간간이 보이는 B&B(재워주고 아침까지 주는 민박집)나 마마샵. 파파샵(구멍가게)의 주인들은 하나같이, 늙은 노인이나 가난한 과부 등과 같은 소외된 자들이다.


그 길을 달리는 자들 역시, 대다수가 도시나 가진 자들부터 소외된 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속에서 흔히, 훈훈한 인정을 느끼고 또, 심적인 안정도 되찾게 됨을 경험하게 됨은 이 어인 역설일까?



우리에게 한없는 권태와 외로움을 불러일으키는 황량한 사막, 그리고 삶에 지치고 상처를 입은 소외된 군중, 그 것이 바로, 우리가 도시에서 느끼는 인간소외를 치유할 수 있는 그 무엇임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걸쳐 둔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나면 나 또한, 인적이 드믄 오지에다 또 하나의 바그다드 카페를 열 것이다.


소외되고 상처받은 길손을 위해서가 아니다.


나 자신의 마음상처와 소외감을 씻고자....


또한, 혹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자가 있다면 그의 영혼을 위해서....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