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속에 숨은 감성패턴,,탐험정신
내가 이 세계에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연한 푸른빛 하늘과 솜사탕 같은 구름이 날 덥었고,
웃으며 손과 코를 들고 있는 코끼리가 옆에 있었다.
그러나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손등에 느끼는 담요의 감촉은 기대만큼 부드럽지 않아서였다.
그때부터 나는 항해를 꿈꿨다.
무중력 항해에 대한 것도 그때 생각해 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계획해 두고 있었다.
내 동생이 태어나서도 우리는 꾀 오랫동안 그리스의 크레타 해변의 고불고불하고
하얀 동네처럼 아담한 대사동의 언덕주택가에 집에 살고 있었다.
물론 붉거나 울퉁불퉁한 회색벽돌이 겹겹이 쌓여있거나 주황색 벽돌이었지만 그곳은 깔끔했다.
우리 집은 약간 녹슨 어두운 청록색 대문을 열고 내 무릎높이만한 힘겨운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올라가야 육각형의 돌 마당이 보였다.
내 앞집도 위에집도 그랬는데
나는 세상이 궁금해 질 때면 물 미끄럼틀처럼 골목 아래로 죽 내려가 본다.
나는 항상 뛰었다. 아래 세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뛰다 무릎은 까졌지만,
그런 고통은 금세 잊었다. 아래쪽 집들도 좁은 골목을 가졌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점은 대문이 바로 보이지 않고 쑥 들어간 동굴처럼
그 앞에 길게 마당 같은 길이 나 있었다.
그 바닥은 육각형의 과자 같은 무늬를 한 돌들이 겹겹이 싸여있었다.
어떤 집 앞에는 빨간색, 회식, 주황색 조금씩 색이 달랐지만 모양은 같았다.
간간이 쭈그리고 앉아 아래를 보면 육각 돌의 맞물림 사이로 작은 풀이나 내 손톱보다 더 작은
노란색 꽃이 피어있었는데 그 모양은 꼼지락 거리는 애벌레 머리처럼 괴상했다.
나는 그렇게 온 동네를 훍고 탐색하며 돌아 다녔다.
동생은 언제부터인가 내 옆에 있었는데 녀석은 처음부터 말을할 수 있었다.
그전의 동생 모습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밤이 시작되면
무대의 막이 올라가듯 집집 낮은 담장 사이나 지붕 아래 달린 불들이 주황빛으로 골목을 비췄고,
달과 별들도 그러는데 동참했다.
동네아이들이 모두 뛰쳐나와 골목을 가득 메운다.
아이들은 그렇게 그 예쁜 집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갑자기 뿔뿔이 흩어져 숨바꼭질을 했는데 누가 술래인지 몰랐다.
자기 내키는 대로 하면 그뿐 이었다.
어떤 규칙도 없이 시작된 이 놀이는 아이들을 골목 구석구석 뛰어 다니게 만들었다.
머리를 반쯤 따아 길게 늘어트린 여자애가 내 동생을 발견했다.
동생은 순간 술래가 되어 그 짧은 다리로 앞으로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나는 뒤에서 또 그 둘을 따라 뛰기 시작했지만 따라잡을 수 없었다.
위로는 별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파란 담요가 날 태웠다.
앞에 뛰는 여자애를 살짝 제치고 난 동생을 얼른 태워 골목을 날기 시작했다.
앞에 또 앞에 모든 아이들을 제치고 다음 골목에서 휙하고 꺾기도 한다.
아이들은 모두 술래가 되어 담요에 손을 뻗지만 아슬아슬하게 그럴 수가 없다.
곧바로 아래 동네로 들어서 우린 일등으로 날고 있었다.
순간 나는 동생이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됐다.
녀석도 나와함께 파란담요를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