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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런분이 초등학교에 계시다니요, 안타깝네요.

이승연 |2008.02.01 16:11
조회 3,171 |추천 131

- 덧글 꼭 부탁드립니다. 제 생각이 옳았는지 알아보고 싶네요.

 

안녕하세요

현재 초등학교 4학년 남동생을 두고있는 한 누나입니다.

너무나도 억울하고 그동안 상처받았을 제 동생을 생각하니, 지금도 그 얘기를 들으면 울컥합니다.

 

 제 동생은 약간 소심한 편입니다. 그래서 남들이 동생을 띄워주거나 칭찬을 해주면 곧잘 자신감을 얻고 모든 일을 빠른속도로 정확하게 처리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멸시하고 면박을 주면, 자신감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학업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때문에 저도 항상 동생의 그런 부분을 감싸주려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4학년이 되던 해에 어느 한 반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그 반에서 잘 놀고 학교생활을 잘 하는 듯 하여 저도 나름 뿌듯해하고 있었죠. 원래 학교에 있었던 일을 잘 말하지 않는 동생이라 그러려니 하고 제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집 윗층에 동생 또래의 여자아이가 살고있습니다. 방학때 같이 공부하다 보니 동생과 많이 친해져 엄마들 끼리도 자주 놀러가곤 합니다. 저도 엄마따라 윗층에 가봤습니다. 그 곳에서 저녁도 먹고 한참 수다를 떨 즈음, 제 동생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여자아이가 꺼낸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1여년 동안 학교생활을 잘 한다고 생각해왔던 저에겐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동생이 그렇게 담임선생님께 구박을 받았나 봅니다. 제 동생이 약간 행동이 느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걸 빌미로 제동생한테 모든 아이들 앞에서 야단은 많이 치셨나 봅니다. 제 동생 뿐만이 아니라 소수의 몇을 뺀 나머지 아이들에겐 이름조차 부르지 않고 "너" "야, 너 이리와봐." 라고 불렀답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 선생님들, 아이들의 이름은 외워 따뜻하게 ㅇㅇ야~ 라고 부르시지 않습니까? 그런 데에 비해 제 동생의 선생님은 공부를 잘하는 몇몇 아이들의 이름만 기억하고 부를 뿐이지 나머지 아이들에겐 무관심하십니다.

 청소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선생님이 아끼시는 아이 몇명은 간단히 화장실 청소나 신발장 닦기 등 간단한 걸 시키십니다. 그에 비해 제동생, 거의 1년 내내 청소를 했답니다. 주번, 당번 따윈 정해지지 않았고 늘 선생님 기분 내키는 대로 너 이거해라 넌 저거해라 하셨나 봅니다. 그러니, 선생님 눈 밖에 난 제 동생은 항상 청소를 마치고 늦게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급식을 할때에도 아이들끼리 알아서 당번 정하고 먹으라고 하며, 선생님은 자신이 퍼 담은 급식을 먹곤 급히 교무실로 간다고 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 입니다. 심성이 여리고 착한 우리 초등학생들에게 이토록 무관심하고 냉대해 질 수 있단 말입니까? 특히 제 동생에게 말입니다.

 뒤늦게 들은 얘기지만, 가족끼리 외국으로 여행을 나갔을 때 한국에선 방학식이 있었습니다. 제 동생이 없는 틈을 타 반 아이들에게 비꼬듯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위층 아이에게 들은 애기입니다.) "어쩜, 방학식날까지 말썽이래니, 걔는 " 하며 듣는 사람 마저 부끄러울 정도로 비꼬듯이 동생 험담을 하셨다고 합니다. 개학식 날엔 갑자기 넘어진 제 동생을 보고 넌 도데체 잘 하는게 뭐냐면서 등짝을 세게 때리셨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얘기들, 동생한테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제 귀를 믿지 못해서 말입니다. 그 애기를 꺼내자, 마음속에 엉켜있던 실들을 모두 풀어내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너무 힘들었다며, 선생님이 그렇게 야단을 치시는데 자기가 학교를 어떻게 가냐면서 학교 가기 싫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런 동생을 보며 저도 울고 동생도 울고 모두 같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속에 하나씩 담았던 감정이 어제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체험학습 보고서 의 일 때문입니다. 나름 잘 써가야 한다면서 제가 뽑아준 줄이 그어진 종이와 사진 몇장을 들고 제방으로 뛰어들어가 거의 3시간동안 나오지 않고 줄줄이 썼습니다. 초라하지만 성의가 엿보이는 보고서 였습니다. 그러나 어제, 동생의 보고서는 퇴짜를 맞고 돌아왔습니다. 그와 함께 [견본] 이라는보고서와 함께 말입니다.

 

 그 견본 보고서를 보고 기가 막혀 쓰러질 뻔 하였습니다. 그 견본은 무려 8장으로 되어있었습니다. 글씨를 보니 아이가 쓴것이 아니라 그 아이의 어머니께서 써 주신 듯 했습니다. 모든 표를 스캔해서 컴퓨터 작업으로 만든 그 견본품. 부모님 모두 직장을 나가시고 한창 바쁜 누나가 있는 제 동생에게 이렇게 해오라고 시켰답니다.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동생은 컴퓨터 게임만 할 뿐, 이런 작업은 해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제 동생 글씨가 개판도 아니었고, 내용과 느낀점 모두 들어있었습니다. 전 왜 이걸 다시  해오라고 시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뭐하러 다시하냐고, 이게 뭐가 문제냐며 괜한 엄마한테 짜증을 냈습니다.

 그래도 동생인데 안해줄순 없어서 새벽 늦게까지 완벽하게 완성시킨 보고서로 동생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원래 우리 부모님, 남 험담 잘 늘어놓지 않는분이신데 거의 처음으로 선생님 험담을 . 그것도 약간 중얼거리며 말씀하셨습니다.  보고서는 아이가 현장체험 학습을 한 것에 대한 보고를 하는것이지 한 어머니의 치맛바람에 휘둘려 인터넷에서 배낀 내용을 그대로 쓰는게 아니라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 .

 

 

 

 

정말 너무 속상합니다.

지금 동생은 학원에 가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동생의 기분을 풀어준다며 이것 저것 물어보고 간식도 주었습니다.  그 보고서는 받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건 아닌지 ..

 

 

 

주저리주저리 쓴 글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분은 올 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신답니다. 전근 가셔서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정도는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추천수131
반대수0
베플박병이|2008.02.02 08:25
선생 때려잡으면 경험치 몇주나요?
베플윤지은|2008.02.02 16:56
박병이님, 바로 레벨업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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