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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봄 날처럼

멋대로씨의... |2008.03.11 10:38
조회 63 |추천 1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쫒아 커튼을 밀어내고

문을 열고 밖으로 한 걸음쯤 내딛어보는 것이 하루의 처음입니다.

어제 읽은 정선아라리에 나왔던 그 햇살만큼 반짝이진 않았지만,

우리 마을에도 뽀얗게 아침이 밝기 시작했고,

안개인지 봄기운인지 ..종일 뿌옇게 김 오른 안경을 쓴 것처럼 눈앞이 흐렸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푸근해서

빨래줄에 집게 찝어 널어 놓은 꽃무늬 박힌 담요를

그네 태우듯 흔들어 금새 말려 놓았고,

파라솔에 겉옷 하나를 벗어놓아야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완전한 봄날기운으로 설레이며 애들방 구석에 박혀 있던 구닥다리 오디오를 끌고 나가선

턴테이블에 이치현과벗님들 의 을 올렸습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올만큼 형편없이 노래가 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고 

하지만,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기 그지없는 턴테이블 돌아가는 풍경과 소리가

기다리던 봄처럼 옛추억까지 몰고왔습니다.

 

종일 작업하는 소리와 나무 자르는 냄새 그리고 가끔씩 놓치고 들린 라디오소리..가

마당을 지나 길가로 다 흘러나갔습니다.

정오를 한참이 지나서야 담요가 그네를 타는 마당을 지나

쟁반에 간단히 차린 김치만두국에 아침에 먹다 남은 밥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한나절이 지나고 담 너머로 빨간해가 다 지도록

새무리들이 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일을 했습니다.

깁밥에 과자를 챙겨 도시락을 챙겨 들고 소풍가기 딱 좋을 날에

종일 일을 하느라 힘이 들었지만,

마음만은 하루종일 봄날처럼 봄바람처럼 푸근했습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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